[스페셜1]
문제아, 독종, 휴지통, 포주, 변태, 불도저…이 감독을 보라
2011-04-07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사진 : 최성열
여섯 가지 키워드로 알아본 <엄마는 창녀다>의 이상우 감독

#프롤로그

별똥별처럼 날아든 한 감독과 그의 괴이한 영화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감독 이상우와 그의 영화들입니다. 2008년경에 그의 이름을 처음 들었습니다. 그 뒤부터 각종 국내외 영화제에 출현하는가 싶더니 그때마다 욕설과 칭찬을 동시에 받았습니다. 2002년에 UC버클리대 영화과 졸업, 실험영화 전공, <시간> 촬영부, <숨> 연출부라는 평범한 경력 소개가 있긴 합니다만 놀라운 건 사실 그의 다음 행보입니다. 예컨대 2008년에 <트로피컬>을 공식 데뷔작으로 선보인 그는 2011년 초인 지금까지 약 3년 사이에 다섯편의 장편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단편이 아닙니다. 이중에서 <엄마는 창녀다>의 개봉을 비로소 눈앞에 두었고 이 영화는 그의 첫 번째 정식 개봉작입니다. 게다가 이상우 감독은 올해 안에 네편의 장편영화를 한꺼번에 완성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표현력 면에서나 왕성한 창작력에서나 그를 김기덕 사단의 진정한 후계자라고 보는 평도 그래서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마침내 이 사람이 궁금해졌습니다. 이상우는 과연 누구일까요. 그는 인터뷰 내내 자기의 절망적인 과거에 대해서는 깔깔대면서 말하고 끔찍한 세상의 일들에 대해서는 참으로 흥미롭다는 듯 말했습니다.

#이상우는 문제아다

1971년생. 그는 그냥 처음부터, 아무 이유 없이, 초등학교 시절부터 영화를 좋아했습니다. 중학생 때는 극장에 살았습니다. 청량 고등학교 재학 시절 인근 삼류극장 열다섯개의 이름을 지금도 줄줄 외웁니다. 내가 돈을 안 주는데 너는 무슨 돈으로 영화를 보고 다니느냐고 어머니가 물었지만 그에게는 비책이 있었습니다. 서적 판매대마다 돌아다니며 각종 잡지에 붙어 있는 행사 응모권을 몰래 찢어 오린 다음 그걸 신문사에 가서 돈으로 바꾸거나(당시에는 그런 독자 행사가 있었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이 되면 학교 앞에서 반값에 되팔았습니다.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그는 그 바닥의 황태자였습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영화가 만든 문제아였습니다. 무작정 영화가 좋아서 연극영화과에 가기 위해 4수를 했습니다만 전부 낙방했습니다. 그러고는 방위병으로 끌려갔습니다. 3수를 할 때였습니다. 제발 대학에 가면 좋겠다고 울며 부탁하는 어머니 말씀을 듣고 진심으로 열심히 공부하여 한 대학의 최종 면접실까지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시놉시스라는 용어가 무슨 뜻인지 모른다는 이유로 떨어졌고 그것이 유학을 결심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그는 그 용어를 몰랐을 뿐 이미 시나리오라는 것을 쓰고 있었습니다.

“방위병 8개월 동안 시나리오 쓴 게 있었어요. 그게 공식적으로 제 첫 시나리오거든요. 1994년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응모에서 장려상을 탄 거예요. 그런데 그때 1등한 사람이 누구였냐 하면 김기덕 감독님이에요. (웃음) 그때 희망을 발견했어요. 제 평생 뭔가에 처음으로 합격한 거지요. 왜 그렇게 영화를 좋아하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영화만 보면 저는 그냥 무아지경이에요. 다 잊어버려요. 제가 슬픈 영화를 되게 좋아해요. 맞아요. 제 영화하고는 안 맞지요. 하지만 <E.T.> 보면서 영화감독이 되어야겠구나 생각했어요. 사람들이 제게 좋아하는 영화가 뭐냐고 물어봐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사랑과 영혼> <타이타닉> <아비정전> <화양연화>예요. 저하고 안 어울린다고들 해요. 하지만 아직까지도 저는 그런 쪽의 영화를 좋아해요. 심오한 영화들은 안 좋아해요. 제가 심오한 영화를 만드니까 다른 심오한 영화 보는 건 안 좋아해요. (웃음)”

<엄마는 창녀다>

#이상우는 독종이다

영화를 좋아하는 것까지는 자유입니다. 하지만 영화를 만드는 것은 때때로 싸움입니다. 미국에서 돌아와 근 6년을 충무로 언저리에서 시나리오를 쓰며 기회를 노렸지만 번번이 데뷔하지 못했고 그는 이렇게 표현 강도가 세고 그래서 개봉도 못할 게 빤한 영화에 누가 돈을 대겠느냐는 핀잔만 매번 들어야 했습니다. 영화 한편도 못 만들어보고 죽을 것 같다는 두려움이 엄습하자 그는 단돈 300만원을 들고 필리핀으로 건너갑니다. 필리핀은 일단 영어가 통하는 곳이었고 그는 코피노(코리언과 필리피노의 합성어. 한국 남성과 필리핀 현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2세) 문제에도 큰 관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닥치는 대로 필리핀의 온갖 영화사와 돈 좀 있다는 투자자를 눈이 벌겋게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필리핀의 인터넷에는 이런 경고문이 떠돌았다고 합니다. ‘지금 한국에서 온 사기꾼 한놈이 돌아다니며 돈을 뜯어내려고 한다. 주의할 것!’ 우여곡절 끝에 필리핀 한 대학의 총장이 겨우 다리를 놓아주었고 현지 프로듀서를 연결해주었지만 프로듀서는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몸을 팔든지 사채를 쓰든지 돈은 네가 가져와라 그럼 내가 스탭은 꾸려주겠다. 그는 독한 결단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동안 거의 다 제 돈으로 영화를 찍었고 지금도 저는 빚에 허덕이고 있어요. 저는 온갖 일을 다 해요. 6개월 동안 하루도 안 쉬고 일한 다음 그 돈으로 영화를 찍어요. 지금도 주말에는 결혼식 비디오를 찍고, 대학 강의를 나가고, 족발집 CF를 찍고, 부잣집 아이들하고 영어로 놀아주는 영어 보모를 하고, 과외를 해요. 돈 되는 일은 다 해요. <엄마는 창녀다> <아버지는 개다>는 제작비가 원체 적었지만 데뷔작 <트로피컬>은 돈이 좀 많이 들었어요. 그래도 완성했어요. 어떻게 했냐 하면… 제가 그 영화 만들 때 신체 포기각서 쓰고 사채를 끌어 썼거든요. 사채업자들에게 너무 시달렸어요. 돈 못 갚으면 제 손목 자르겠다고. 별수없이 그때 부모님께 딱 한번 무릎 꿇었어요. 아들 손목 나가는 거 정말 보실 거냐고. 하지만 그 뒤로는 다 제가 다 알아서 했어요. 저는 무조건 시작부터 해요. 일단 독하게 시작하고 나면 무조건 끝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기거든요.”

#이상우는 휴지통이다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었기에 그토록 악착같이 덤벼들었던 걸까요. 이제 더 궁금해집니다. 물론 공식 데뷔작은 2008년 <트로피컬>입니다만, 그는 <갈 때까지 간다>라는 제목의 첫 장편을 이미 유학중 만들었습니다. 영화는 미국에서 유학중인 동생을 찾아온 형으로 시작합니다. 형은 맹인입니다. 그런데 곧 동생도 같은 병에 걸려 실명합니다. 둘은 한국에 있는 아버지에게 돌아가겠다고 도움을 요청하지만 매몰차게 거절당하고 라스베이거스에서 동반 자살을 합니다. 이상우 감독의 영화에는 눈의 질병이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데 알고 보니 이건 그의 개인적인 어떤 사고와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그는 유학 시절 L.A의 공중전화 박스에서 갑자기 시한폭탄이 터지는 바람에 한쪽 눈을 거의 실명하고 피투성이가 되어 사경을 헤맨 적이 있습니다. 우연한 사고였지만 그 뒤로 한동안은 누군가가 자신을 죽일지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렸고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그는 지금도 흐린 시야와 이명으로 고생합니다. 한편, <트로피컬>은 한국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필리핀에서 숨어 사는 한 남자가 필리핀 부인과 아들을 가학적으로 학대하면서 점점 아들과 갈등하게 되는 이야기이고 <지옥의 나날들>은 쌍둥이 형제가 한 여자를 두고 강박적으로 사랑과 살인을 거듭하고 그들의 부모는 종교적 광신도인 그런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내 아버지의 모든 것>과 <아버지는 개다>는 모두 아버지를 중심으로 하여 변태적으로 일그러지다 못해 파멸하는 한 가족의 초상입니다. 이상우 감독 영화에는 희귀한 질병, 성적 가학과 자학적 범죄들, 낮은 계층의 사람들의 고독과 환멸감, 사회적 정신병, 망가져가는 가족이 자주 등장합니다. 마치 이 사회의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쓰레기들을 자기 방식대로 전부 담아내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인간의 가장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욕망을 사람들은 감추려고 하잖아요. 그걸 드러내는 순간 불거지는 이야기들이 제 영화에 많아요. 그게 표출 됐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하는 것들이요. 저는 매일 인터넷에 들어가서 뉴스들을 봐요. 주로 말도 안되는 사건들을 주로 찾아요. 최근에도 500원을 갖겠다고 손자가 할머니를 죽인 이야기가 있었는데, 정말 충격이었어요. 저는 그럼 그 뒷이야기들을 추론하는 거지요. 얘는 할머니와 어떤 관계였기에 이렇게 했을까. 그 기사를 모으고 바로 시놉으로 만들고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로 만들어요.”

#이상우는 포주다

현재로서 이상우 감독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엄마는 창녀다>는 이상우 영화의 정서를 잘 보여줍니다. 상우(이상우)는 엄마(이용녀)와 움막에서 단둘이 살고 있습니다. 예순이 넘고 하반신을 움직이기도 어려운 엄마가 몸을 팔아 모자는 겨우 살아갑니다. 아들은 그냥 불량스럽기만 합니다. 아버지는 인근에서 새살림을 꾸리고는 이 모자에게 신경도 쓰지 않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분노, 어머니에 대한 연민, 그리고 영화에는 암시적으로만 존재하는 자신의 병 때문에 아들 상우는 번민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게 있습니다. 이상우 영화에서 가족은 항상 참혹하고 끔찍한 일이 횡행하는 집단으로 그려지고 있으며, 특히 변치않는 이분적 구분 한 가지가 꼭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엄마는 항상 연민과 애정의 대상이고 아버지는 항상 흉악하고 끔찍한 살부의 대상입니다(이상우 감독은 인터뷰하는 동안 한번도 빠짐없이 어머니는 엄마로, 아버지는 그냥 아버지로 불렀습니다). 상황이 이런 경우 사람들은 대개 이 영화의 감독이 끔찍한 가정사를 겪었거나 아버지에게 학대받은 어떤 지독한 기억이 있을 거라고 짐작합니다. 하지만 그는 평범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누나 셋을 위로 두고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자란 막내아들입니다.

“제 생각에 아들은 다 포주이기 때문이에요. 저는 제가 엄마 피를 너무 많이 빨아먹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엄마는 창녀다>는 그걸 반성하는 의미에서 만든 것이기도 해요. <엄마는 창녀다>를 보고 누군가 자기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전화 한 통화를 하면 이 영화를 만든 충분한 이유가 될 것 같아요. 제 방식대로 그런 내용을 그린 거라 보시는 분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요. 그런데 아버지는 왜 그런지…. 제가 아버지와 대화를 잘 안 하고 산 건 사실이지만 특별하게 부딪친 적이 없어요. 모르겠어요. 제가 왜 그러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웃음) 영화 속 아버지들을 좋게 표현하려고 한 적도 있는데 이상하게 그게 저하고 안 맞아요. 아니야, 아버지는 못된 사람이어야 해, 엄마는 좋은 사람이어야 해,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걸 바꾸면 시나리오를 아예 쓰질 못해요. 일반론이라고요? 맞아요. 그런 비판 많이 들어요. 하지만 어쨌든 제가 손이 가야 쓰게 되는 거잖아요. 억지로 이유를 찾자면 한국사회에서 엄마는 마냥 살갑고 아버지는 무섭고 꼴보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있어야 하는 존재라는 그런 정서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트로피컬>

#이상우는 변태다

막내아들이 그토록 사랑하는 이상우 감독의 어머니는 그러나 아들의 데뷔작 <트로피컬>을 보신 다음날 병원에 실려 가셨습니다. 순정만화 같은 영화를 찍을 줄 알았던 막내아들의 영화에 온갖 해괴한 장면들이 가득하여 놀라셨기 때문입니다. 그나마도 어머니가 보신 건 순화된 버전이었을 겁니다. 감독의 욕심대로라면 우린 <트로피컬>에서 국기에 대고 정액을 뿜어내거나 그보다 더 지독하여 차마 입에 올리기도 거북한 장면을 여럿 보았을 겁니다. 그러니 여기에 비하면 개봉작 <엄마는 창녀다>는 다소 불편한 내용을 제외하고는 표현의 수위에서 오히려 이상우 영화의 가장 낭만적인 수준이라고 해야 할 겁니다. 원래는 적나라하게 엄마가 섹스를 하는 장면도 있고 아들이 자기 성기를 자르는 장면도 있었지만 그 장면들은 사라졌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거칠고 투박한 인물들 사이로 괴이한 순진성이 젖어들고 있습니다.

“세게 보여주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거예요. 이상하게도 뭘 만들면 이거 표현이 너무 약하지 않은가 의심하게 돼요. 저보고 김기덕의 아이라고 하는데 저는 김기덕 감독을 정말 사랑해요. 하지만, 저는 그 이전부터 원래 변태였어요. 감독들이 전부 말랑말랑한 멜로, 코미디만 할 순 없잖아요. 그냥 이런 영화적인 코드가 좋은 거예요. 제가 미국에서 실험영화를 만들었는데 카메라 앞에 엉덩이 까고 방귀만 쉰 번쯤 계속 뀌는 영화예요. 연기도 제가 했어요. 미국애들, 너희하고 난 다르다, 하는 마음으로요. <지옥의 나날들>에서는 신촌대로 한복판에서 자위하는 역할도 했고요. 저보고 왜 배우를 겸하냐고 하는데 누가 털난 똥구멍 내놓고 방귀 뀌고 신촌 한복판에서 자기 성기를 드러내놓고 자위를 하겠어요. 전 그걸 제가 해요. 물론 요새는 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웃음) 어쨌든 <엄마는 창녀다> <아버지는 개다>에는 그런 장면이 없다 보니까 내가 수위를 지나치게 낮춘 거 아닌가 걱정했어요. 그런데 본 사람들은 여전히 너무 세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이상우는 불도저다

이상우 감독은 영화의 표현만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생산력도 왕성합니다. 그는 올해 안으로 <지옥화> <나는 일본영화가 아니다> <바비> <나는 쓰레기다>라는 장편영화를 차례대로 완성할 계획입니다. 그중 한 작품인 <나는 쓰레기다>는 <엄마는 창녀다>, <아버지는 개다>에 이어지는 ‘가족 3부작’의 마지막이니 더욱 관심이 갑니다. <지옥화>는 한 여인을 성폭행한 스님이 그녀의 유해를 들고 필리핀에 갔다가 거기서 죽은 여자의 쌍둥이 여동생을 만나 다시 사랑에 빠지는 업에 관한 영화이고 <나는 일본영화가 아니다>는 몇달 전 일본에서 발견된 트렁크 속 얼굴 없는 한국 여인의 시체에서 착안한 이야기이고 <바비>는 한 외과의사가 딸의 심장을 얻기 위해 한국 아이를 입양하려는데 그와 함께 온 큰딸이 그 사실을 알게 되는 이야기이며 <나는 쓰레기다>는 성폭행당한 아들을 둔 아버지와 그 아이를 성폭행한 아들을 둔 아버지, 그 두 사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이상우 영화의 왕성한 생산력은 올해 폭발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지옥화>는 편집이 거의 끝났어요. <나는 일본영화가 아니다>는 지난주에 오사카 촬영을 시작했고요. 이 영화만 아직 투자를 못 받았어요. 사계절을 담을 거예요. <바비>는 홍콩영화제에서 만난 개인투자자가 투자하기로 했어요. 자기 딸을 출연시키면 돈을 주겠대요. 4월 달에 미국팀이 와요. <나는 쓰레기다>는 프랑스에서 투자받았어요. 그건 11월을 생각해요. 주연은 제가 할 것 같아요. 제가 영화를 너무 많이 찍으니까 에너지를 다 소비하면 어쩌나 걱정하는 분들이 계세요. 그런데 저는 써놓은 시나리오도 많고 에너지도 넘치니까 걱정할 게 없어요. 저는 1년에 한두편이 적어요. 그것보다 더 많이 찍고 싶어요.”

#에필로그

인터뷰 도중 그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엄마는 창녀다>를 상영했던 영화제 사이트에 이건 영화도 아니다, 너 이런 거 왜 만들었냐, 너 사이코지, 하는 말들이 올랐어요. 좋진 않았어요. 하지만 그래도 무반응보다는 나았어요.”그 말을 들으며 이 사람이 지금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 들어주기를 열렬히 바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만나본 이상우 감독은 상대방이 당황할 정도로 숨김없이 많은 걸 드러내는 아이 같은 사람입니다. 그의 영화의 극단성은 오히려 그런 아이 같은 면에서 나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이처럼 순진한 사람들이 종종 누구보다 극단적이고 맹렬하니까요. 이상우 감독과 그의 영화를 두고 비범한 출현이라고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는 그의 시간 앞에 놓였던 많은 것을 반대하고 그의 주변에 있는 가장 삐딱한 것들을 자기 식대로 주워 모읍니다. 그런 이들을 우린 이단아(異端兒)라고 부릅니다. 이상우는 오랫만에 보는 이단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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