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는 오늘 스물아홉살이 되었다. 서른을 앞두고 심히 부담감을 느끼는 중이다. 하지만 올해 첫 영화 <킹스 스피치>는 아카데미 수상작 흥행 부진의 징크스를 깨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희망적인 2011년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미래를 고민하는 이 시점에 어린 시절의 꿈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해준 소중한 작품 <디어 미>를 만났다. 내 어릴 적 꿈도 지금의 내가 되는 거였나?
영화가 좋아서 이 일을 선택했다. 매 작품 끊임없는 사건과 사고들 속에 ‘힘들지만 재미는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이어온 영화마케터 일이 5년차에 접어들었다. 워드와 엑셀, EPK 포장 기술, 끊임없는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홍보 아이템을 개발하는 작업 끝에 따라오는 눈 밑의 짙은 그늘과 그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는 극도의 스트레스. 하지만 영화만 잘된다면 그동안의 고생은 다 잊어버리게 되는 신기한 직업.
요즘 나는 ‘우리처럼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가끔(?) 힘든 마음 내려놓고 바보가 되는 시간도 필요한 거야’라는 자기합리화를 거쳐 점점 알코올 예찬론자가 되어가고 있다. <음주가무연구소>를 읽으며 100배 공감하고 즐거워한다. 어릴 적 꾼 꿈대로 살고 있나?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작품을 맞이했을 때의 설렘과 성공의 희열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기에, 연쇄긍정마 영화와 함께 가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