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영화 프로젝트 ‘시선’ 시리즈가 올해로 출범 8주년을 맞았다. 박찬욱 감독부터 윤성현 감독까지, 이 프로젝트를 거쳐간 감독만 마흔한명이고 장편·옴니버스·애니메이션을 아울러 총 8편의 영화가 완성됐다. <씨네21>도 ‘시선’ 시리즈가 개봉할 때마다 감독과 배우들을 앞다투어 인터뷰해왔지만 정작 이 시리즈를 기획하는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는 만날 기회가 드물었던 것 같다. 4월28일 개봉하는 옴니버스 장편영화 <시선 너머>(연출 강이관, 부지영, 김대승, 윤성현, 신동일)를 기획한 국가인권위의 홍보협력팀 김민아씨는 지난 2009년부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파릇파릇한 신참이다. 그녀의 전임이었던 남규선 팀장이 ‘시선’ 시리즈의 기반을 닦았고, <시선 너머>의 기획부터 김민아씨가 이어받았다.
‘시선’ 프로젝트에 대한 국가인권위의 영업 비밀을 들어보자. 첫 번째 질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감독들은 인권위가 직접 선정하나? “아니다. 제작사, 배급사, 현직 영화감독 등으로 구성된 감독선정위원회라는 조직이 감독님들을 추천해준다. 그분들이 감독님 명단을 넉넉하게 골라주시면 우리가 남녀 비율이나 상업, 독립영화 감독의 비율을 고려하고 감독님들의 최근작도 검토해본 뒤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두 번째 질문. 인권위는 영화 제작에 얼마나 관여하나? “주제를 주고 시나리오에 인권 침해하는 대사가 들어가지는 않는지 모니터하는 정도다.” 과연 인권위원회 출신 기획자답게 공정성을 기하려는 태도다. 2년 동안 공들인 <시선 너머>가 이제야 개봉하지만 김민아씨는 벌써 다음 ‘시선’ 시리즈 영화의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 감독선정위원회 구성이 끝났고, 연출을 맡을 감독 리스트를 고민 중이다. “<시선 너머>를 보신 김두식 교수님이 트위터로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 논술학원에 애들 보내지 말고 <시선 너머> 보며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게 어떻겠냐고. ‘시선’ 시리즈가 제기하는 인권문제를 단순히 영화로만 보지 않고 현실 속에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