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그 옛날 칠공주파는 정말 면도날을 씹었나요? 그게 가능하긴 한가요?
A. 19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초반 무렵엔 근처 여학교 ‘날라리’가 발목에 체인을 감고 다닌다거나 면도날 좀 씹는다든가 하는 건 별스런 풍경이 아니었다. ‘마음만 먹으면 너쯤은 문제도 아니다’라는 일종의 힘 과시를 위한 비주얼이었으리라 짐작된다. 학창 시절 호기심으로 “커터칼 딱 한 조각을 조물거리며 씹어봤다”는 J씨의 제보에 귀기울여보자. “칼날을 혓바닥에 찰싹 붙이고 입안에서 혀의 놀림으로 커버했다. 남들에게 보여줄 땐 날을 수직으로 세워 보여주지만 입을 다물고 나면 날을 다시 수평 모드로 눕혔다”고 한다. 그러니까 최소의 행위로 최대의 효과를 누렸다고 하는 편이 맞을 듯. 그는 “쇠가 혀에 닿는 그 비릿한 맛과 차가운 감촉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제보자 A씨의 목격담도 비슷하다. 같은 반 친구가 “혀로 살살 굴리면서 CD 체인저처럼 칼날을 돌리는” 걸 본 적이 있다고. 칼날에 베어 피맛을 보는 걸 방지하기 위해 껌과 함께 씹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하며, 어금니가 가지런할수록 입속을 덜 다친다는 풍문도 있었다. <써니>에서처럼, ‘얼굴을 다 그어놔서 요즘도 물 마시면 그 흉터로 물이 새어나온다더라’쯤 되면 그건 도시 전설이라고 치부해도 무방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