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음악이 그리는 시네마 향연
2011-06-01
글 : 주성철
6월3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제4회 KT&G 상상마당 시네마 음악영화제
<플레이>

홍대에서 열흘간 펼쳐지는 또 하나의 음악축제. 제4회 KT&G 상상마당 시네마 음악영화제가 6월3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음악영화들은 물론 ‘데이 앤 나이트 콘서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객과 만난다.

먼저 영화팬들의 관심을 끄는 ‘음악영화 신작전’ 섹션에서는 개막작 <제네시스와 레이디 제이의 발라드>를 시작으로 그래픽 노블 <스콧 필그림> 시리즈를 <새벽의 황당한 저주> <뜨거운 녀석들>의 에드거 라이트 감독이 기상천외한 즐거움으로 영화화한 <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 밴드 ‘메이트’가 출연하는 <플레이>,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사운드 오브 노이즈>, 밴드 붐이 일었던 일본의 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청춘물 <밴디지> 등의 미개봉 신작들이 즐비하다. 특히 마리 로지에 감독의 개막작 <제네시스와 레이디 제이의 발라드>는 인더스트리얼 음악의 창시자이자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유명한 제네시스 피오리지와 레이디 제이 부부가 펼치는 아방가르드한 사랑의 실험이다. 두 부부가 동일한 정체성을 갖고 서로 닮아가기 위해 수차례에 걸쳐 성형수술을 받는 과정 등은 물론 함께 투어를 다니는 가운데 보이는 실험성 가득한 영상들이 군데군데 삽입된다. 그러한 그들의 사랑이 음악적 여정과 맞물리는 모습이 묘한 울림을 준다.

아마데우스라는 이름을 가진 경찰관 이야기인 <사운드 오브 노이즈>는 온 도시가 쏟아내는 다양한 소음과 싸운다는 파격적인 설정의 흥겨운 퍼포먼스로,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의 최고 화제작 중 하나였다. 모던 록 밴드 메이트의 정준일, 임헌일, 이현재가 출연한 남다정 감독의 <플레이>는 밴드 결성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준일은 우연히 카페에서 헌일의 음악을 듣게 되고 그에게 자신의 노래를 들려주며 함께 밴드를 만들자고 제안한다. 여기에 드러머 헌재가 합류하면서 그들만의 멜로디를 만든다. 세 사람은 세계적인 뮤지션 ‘스웰시즌’의 공연에서 버스킹을 하기로 결심하고, 이 버스킹은 그들의 운명을 짜릿하게 바꿔놓는다.

<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

고바야시 다케시의 <밴디지>는 <러브 레터>의 이와이 순지가 각본을 쓰고 일본의 톱아이돌 아카니시 진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다. <행복한 식탁>으로 일본 아카데미 신인상을 수상한 기타노 기이와 아카니시 진의 로맨스가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풋풋한 멜로영화로 지난해 우디네극독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했다. <지킬앤하이드> <드림걸즈> 등 유명 뮤지컬의 프로듀서를 맡았던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가 직접 연출을 맡은 <멋진 인생>은 이석준, 류정한, 신성록, 이창용이 출연하는 흥미로운 뮤지컬 제작기다.

한편, 기존 음악영화 중에서 엄선한 ‘Rock Your Spirit’ 섹션도 눈길을 끈다. <브로크백 마운틴> <색, 계>의 리안 감독이 그려낸 1969년 우드스탁 페스티벌 이야기 <테이킹 우드스탁>, 일본에서만 총 발행부수 1500만부를 기록한 메가히트 코믹북을 원작으로 생생한 라이브의 현장감을 전달하는 <벡>, 존 레넌의 젊은 시절을 뭉클하게 그려내 비틀스의 초기 원형을 감상할 수 있는 <존 레논 비긴즈: 노웨어 보이>, 록밴드 도어스의 리더 짐 모리슨의 삶을 그린 서정성 넘치는 <왠 유어 스트레인지> 등 7편이 선보인다.

그리고 ‘Music Directors’ 섹션은 최고의 영화음악 감독 5인의 작품들로 구성돼 있는데 엔니오 모리코네의 <언노운 우먼>, 히사이시 조의 <굿바이> 등이 소개되며 7명의 객원 프로그래머가 선정한 7편의 음악영화들을 소개하는 ‘Taster’s Choice’ 섹션에서는 김종관 감독이 선택한 애니메이션 <일루셔니스트>, 더 문샤이너스의 차승우가 선택한 <프레리 홈 컴패니언>, 요조가 선택한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등이 상영된다.

상상마당 시네마 음악영화제의 개최를 축하하며 열리는 ‘데이 앤드 나이트 콘서트’는 고고보이스, 수미아라 앤 뽄스뚜베르, 엘루이즈, 더 문샤이너스가 참여하는 개막공연(장소는 상상마당 앞 주차장 거리)과 타루, 이아립, 한희정의 폐막공연(장소는 상상마당 라이브홀)이 예정돼 있다.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