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내로라하는 뮤지컬 스타들이 한자리에 <멋진 인생>
2011-06-08
글 : 신두영

<멋진 인생>은 뮤지컬 팬이라면 환호성 지를 영화다. 먼저 주연배우의 이름부터 열거해보자. 류정한, 이석준, 신성록, 이창용. 이들은 국내 뮤지컬계에서 내로라하는 스타들이다. 이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은 장본인은 <지킬 앤 하이드> <드림걸즈>의 신춘수 프로듀서다. 신춘수 프로듀서는 <멋진 인생>에 뮤지컬 연출자로 출연하는 동시에 영화 연출도 맡으며 감독으로 데뷔했다.

애초에 <멋진 인생>은 지난해 7월에 초연된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연습과정을 담는 다큐멘터리로 기획됐다. <멋진 인생>의 네 주연배우는 모두 실제로 이 뮤지컬에 출연한 배우이고 신춘수 감독은 프로듀서이자 연출자였다. 신춘수 감독은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욕심을 냈다. 배우들에게 가공의 사연을 만들어주기 시작한 것이다. 말하자면 <멋진 인생>은 모큐멘터리의 반대 버전이다.

정한은 과거에 헤어진 여자친구와의 상처가 있고, 석준은 오랜 친구와의 우정을 저버린 것에 대한 미안함을 품고 있다. 욕심 많은 성록은 신인 창용과 연기 파트너를 맺는 게 싫고 성록과 친해지고 싶은 창용은 이 사실을 알고 낙담한다. 이 사연들은 모두 픽션이다. 반대로 연습과정은 논픽션이다. 특히 배우들이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뮤지컬 넘버를 연습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모두 라이브로 녹음됐다. 진짜와 가짜로 구성된 <멋진 인생>은 두 지점의 퀄리티가 확연히 갈린다. 석준의 어린 시절 회상신 등 추가된 드라마는 실제 연습장면의 생생함과 자연스러움을 따라가지 못한다. 다만 뮤지컬 팬이라면 배우들의 진솔한 무대 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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