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인터뷰]
[김도훈의 가상인터뷰] 외계에서 온 수색견들을 4대강으로!
2011-06-22
글 : 김도훈
<슈퍼 에이트>의 괴물

-지구에 오신 이유가 뭐예요? 실험? 지구 정복?
=에이. 첫 방문에 지구 정복은 무슨. 그냥 관광하러 왔어요.

-지구에 뭐 볼 게 있다고 관광하러 오셨어요?
=아니 그게 말이죠. 전에 지구로 왔던 친구들이 몇명 있거든요. 옆 행성에 사는 애들이 키랑 몸매는 코미디언 김병만 비슷하고 목이 좀 길고 얼굴이 쪼글쪼글한데….

-아! ET 말이군요.
=그거야 지구인들이 부르는 말이잖아요. ET는 Extra-Terrestrial의 준말로, 그냥 외계인이라는 뜻인걸요. 그렇게 따지자면 저도 ET죠. 우리는 걔네들을 그냥 ‘쭈글이’라고 불렀어요. 여튼, 걔들이 지구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나름 흥미진진했다더라고요. 사망자도 없었고. 그래서 놀러왔다가….

-추락하셨군요. 그리고는 미공군에 잡힌 거고.
=네. 엔진오일을 그렇게 좋은 걸로 갈아라 갈아라 조수에게 말을 해뒀는데 이 새퀴가 엔진오일 비싸다고 안 갈아둔 거죠. 목숨이 걸린 일에는 짠순이 짓 하지 말라고 평소에 그렇게 일렀거늘….

-쯔쯔쯔.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 우주선인지는 모르겠지만 역시나 엔진오일은 좋은 걸로 사용해야 하나보네요. 그나저나 지구보다 훨씬 발전한 행성에서 왔으면서 대체 어떻게 잡힌 거예요. 힘도 엄청나고 몸집도 10m는 넘겠더만.
=추락의 충격으로 제가 힘이 좀 없었거든요. 그래서 우리 행성 보험회사에 전화해놓고 기다리는데, 이것들이 다른 사고 처리하느라 일찍 못 왔어요. 그 사이에 지구놈들이 덮치면서 불시에 당했죠 뭐. 이건 비밀인데….

-오오. 비밀 좋습니다. 떡밥, 낚시 이런 거 좋아요, 좋아.
=<클로버필드> 보셨죠? 걔들이 사실 저를 구하러 온 친구들이거든요. 근데 좌표 설정을 잘못 하는 바람에 오하이오주가 아니라 뉴욕에 떨어졌지 뭡니까. 괜히 뉴욕만 개박살났죠.

-뉴욕이야 하도 여러 번 개박살이 나서 그 동네 주민들도 이제는 이력이 났을 겁니다. 근데 <클로버필드> 괴물들은 님과 달리 지능이 전혀 없던데요?
=아! 그것들은 공격용 애완동물이에요. 지구로 따지자면 셰퍼드 같은 애들이랄까.

-그러니까 님을 구하기 위해서 군인을 보낸 게 아니라 개를 풀었군요.
=정보도 없고 위험한 지역에 사람이 추락하면 누굴 보내겠어요? 일단 수색용 개부터 보내서 어떤 지역인지 제대로 탐색을 하는 일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우리도 마찬가지예요.

-그 개들을 한국 4대강 지역에 좀 보내주세요. 다시 자연 상태를 회복하려면 그 길밖에 없을 듯요.
=옥희. 조만간 우리 행성의 위대한 영도자이신 J. J. 님께 전보 하나 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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