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트랜스포머3> 보기 운동’이라도 열린 것일까. 6월29일 개봉 첫날 <트랜스포머3>는 약 54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이는 <트랜스포머>(2007)의 31만여명,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의 48만여명 등 시리즈 전작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이자 역대 최고 오프닝 기록이다. 예매율은 6월30일 오후를 기준으로 96.1%를 기록했는데, 이 역시 역대 최고의 예매점유율에 해당한다.
<트랜스포머3>가 전체 상영관 수의 절반에 해당되는 1280개의 상영관을 차지하면서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혹은 개봉예정인 영화들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6월23일 200개가 넘는 상영관에서 개봉한 <풍산개>는 약 50개관이 줄었고, 역시 같은 날 33개관에서 개봉한 <플레이>는 6월30일 현재 19개관만 남았다. 또 106개관에서 개봉한 애니메이션 <소중한 날의 꿈>은 무려 91개관이 줄면서 15개관만이 남았다. <플레이>를 제작한 잉크스팟 김호성 대표는 “너무 심하다. <트랜스포머3>가 1100여개관을, <써니>가 500여개관을 차지했는데 둘 다 CJ E&M이 배급한 작품 아닌가. 한 회사가 전체 상영관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건 독과점 관련법에 위배된다”라고 말했다. <소중한 날의 꿈>의 이상욱 프로듀서는 “최소한 개봉 첫주 일주일만큼은 상영할 기회를 보장해야 하는 게 아닌가. 멀티플렉스는 <소중한 날의 꿈>을 아침시간대 혹은 밤 12시 이후에 배치했다. 그 시간대에 누가 극장에 애니메이션을 보러 오나”라면서 “차라리 상영관 15개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소중한 날의 꿈>을 보길 원하는 지방을 중심으로 관객을 만나러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영화의 다양성을 짓뭉개는 블록버스터들의 여름 ‘한철 장사’가 올해도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