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남이의 화살이 급격하게 휘어 날아가서 청나라 병사를 맞히잖아요. 실제로도 이런 기술이 가능한가요?
A. 남이처럼 숨어서도 적에게 화살을 명중시킬 수 있다면 정말 무시무시하겠죠. 하지만 <최종병기 활>의 궁술 지도를 맡은 대한궁술원 장영민 접장에 따르면 남이처럼 급격하게 회전하는 활을 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합니다. 더 자세한 설명을 들어볼까요. “남이가 쓰는 기술을 ‘곡사’라고 부르는데, 실제로 그런 기술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남이의 화살처럼 좌우로 회전하는 것이 아니라, 화살이 위에서 아래로 곡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걸 보통 곡사라고 부른다.” 다만 화살이 활을 떠난 직후, 운동에너지에 의해 활이 좌우로 흔들리며 날아가는 ‘파라독스’ 현상은 쉽게 목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김한민 감독이 아마 이 ‘파라독스’ 현상에서 급커브 화살의 힌트를 얻지 않았겠느냐는 게 장영민 접장의 추측입니다. 만약 남이의 ‘곡사’가 실제로 가능했다면 어땠을까요? “임진왜란 이후 총이 활을 대체하는 일이 없었을 거다. 모습을 감춘 상태에서 휘어지는 화살을 쏴 적을 맞힐 수 있는데, 굳이 총을 사용할 필요가 있었을까.” 남이처럼 신통방통한 기술을 사용하는 자가 있었다면 ‘활의 시대’는 더 오래 지속됐을지도 모르겠네요.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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