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도넛을 즐겨 먹던 그 남자였다.
=일본에서 모델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돼 찍은 CF였다. 반응이 너무 좋았고, 한국 에이전시에서 제안을 해왔다. 일본에서는 경력이 거의 전무했기 때문에 외국에서 활동하는 데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최종병기 활>에서 청나라 니루 중 한명인 노가미를 연기했다.
=회사에서 이런 영화가 있다며 감독님을 만나야 한다더라. 김한민 감독님은 내가 출연한 작품을 보신 것 같지 않았다. “이미지가 괜찮아서…” 이 말씀만 하셨다. 지금도 내 연기가 어땠을지, 나를 어떤 배우로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극중 노가미도 주인공인 남이 못지않게 활을 잘 쏘는 남자다.
=일단 운동에 자신이 있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배구를 했다. 그런데 무술 액션은 내가 하던 운동과는 많이 달랐다. 배구의 특성상 부드러운 움직임에 강한데, 무술은 각이 있어야 한다더라. 혼자 남아서 나머지 공부를 많이 했다.
-드라마나 CF에서는 주로 귀엽고 부드러운 남자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나로서는 강하고 센 느낌의 연기를 하고 싶었는데, 언어가 안되니까. 이제는 평상시에 쓰는 말에 감정을 넣을 수 있는 수준은 된다. 하지만 평소 안 쓰는 말들, 예를 들어 욕 같은 건 아직도 힘들다. ‘아, 씨발~!’ 이런 대사를 보면 ‘씨발’이 욕인 걸 알아도 앞에 ‘아’가 어떤 느낌의 말인지를 잘 모르겠더라.
-외국에서 활동하는 배우로서 롤모델이 있다면 누구인가.
=먼저 배우로서는 에구치 요스케처럼 되고 싶다. 남자답고 정의로운 역할을 많이 하는 배우다. 직업상의 롤모델이 있다면 금성무다. 물론 어려운 일일 거다. 하지만 요즘은 한·일 합작 드라마나 영화도 느는 추세고, 내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또 한국과 한국영화, 한국 배우, 한국의 현장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할 것 같다. 다음날 촬영이 아침에 있는데도, 전날 밤에 모여 술을 마시는 한국의 현장 풍경은 정말 재밌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