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소식]
이건 현대의 동화다 <자전거 타는 소년> The kid with Bike
2011-10-08
글 : 이화정

<자전거 타는 소년> The kid with Bike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 벨기에, 프랑스, 이탈리아 | 2011년 | 87분 | 월드 시네마

크레딧을 지우고 보자. 이건 다르덴 형제의 영화가 아니라고 치자. 분명 수긍할 것이다. 비전문배우를 고집하던 이들이 세실 드 프랑스 같은 유명 여배우를 기용했고, 일체의 음악을 배제한 소리만을 채집했던 전작들과 달리 영화음악이 사용됐다. 황량한 풍경을 떠올리지 않아도 된다. 계절도 초록이 우거진 여름이다. 무엇보다 믿기지 않는 것은 영화가 희망적이라는 것이다! 자신들이 피했던 모든 걸 조금씩 수정하면서 형제들은 <자전거 타는 소년>을 만들었다.

<자전거 타는 소년>은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소년이 한 여성을 만나고, 그녀가 아무 조건 없이 소년에게 따뜻한 마음을 선사한다는 내용. 지극히 간소한 내용의 드라마로 러닝타임도 87분에 불과하다. 영화의 상당 부분을 잠식하는 이미지는 다르덴의 인장 같은 불안하게 차도를 달리는 자전거 탄 소년의 이미지지만 말했듯이 천사 같은 여성이 이 흔들림을 꽉 붙들어준다. 오죽하면 다르덴 형제가 직접 “이건 현대의 동화다”라고 했을까. 고아 같던 그의 영화에 등장한 ‘엄마’라는 희망적 존재. 아이러니하지만 지금껏 본 다르덴의 가장 다른 모습으로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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