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설날에 대작영화는 없다. 2012년 1월19일 일제히 개봉하는 설날맞이 한국영화는 총 5편. <네버 엔딩 스토리> <파파> <부러진 화살> <댄싱퀸> <페이스 메이커> 등이다. 명절에 걸맞게 한국영화가 대거 등장하지만, 연휴 시즌에 나올 법한 대작은 없다는 게 중평이다.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신비의 섬> 등 설날 외화 라인업의 면면도 마찬가지. 오히려 2월 개봉을 앞둔 최민식, 하정우 주연의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와 송강호와 이나영이 출연한 <하울링>이 관객의 입장에서는 더 세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극장 관계자들은 “예년에 비해 연휴가 짧고, 12월 개봉작의 기세가 1월까지 넘어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예매사이트 ‘맥스무비’의 김형호 실장은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과 <마이웨이>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의 상승세가 12월과 1월의 총관객 수 중 상당수를 가져갈 것이기 때문에 설날 연휴의 관객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추석 시즌에 비해 설 시즌의 박스오피스 크기가 작은 것도 이유다. 추석은 가을에 맞는 잠깐의 연휴이지만, 설은 사실상 겨울방학 중에 있어 관객이 한데 몰리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분석들을 염두에 둘 때, 2012년 1월은 2004년 1월의 재현이 될 조짐이다. 2003년 12월에 개봉한 <반지의 제왕3: 왕의 귀환>과 <실미도>가 관객몰이에 나서면서, 2004년 1월 설 연휴 또한 대작영화들이 기피하는 시즌이 된 바 있다. 당시 설날 연휴에 개봉한 영화들은 <말죽거리 잔혹사> <내사랑 싸가지> <빙우> 등이었고, 2월5일에야 <태극기 휘날리며>가 개봉했다. 12월의 대작영화의 흥행세와 ‘하필’ 2월이 아닌 1월에 있는 설날이 만들어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