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who are you] 차현우
2012-01-03
글 : 이후경 (영화평론가)
사진 : 최성열
<퍼펙트 게임>

-고등학생 때, 예스 브라운이란 듀엣 가수로 데뷔한 적이 있지 않나.
=그 이름을 들을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쑥스럽고 부끄럽다.

-연극 무대에 오른 지 오래됐다.
=서울예대 방송연예과에서 연기 공부를 한 뒤 극단 유에 들어갔다. 당시 연기파 배우로 불리던 선배님들이 다 극단 출신이었기 때문에 극단에 들어가면 나도 깊이있는 배우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근데 시대극만 4년 하고 나니 침체기가 찾아오더라. 그때 연출가 선생님께서 작품 <백중사 이야기>에 나를 불러주셨다. 개막공연 때 두달 동안 연습하면서 몰랐던 감정이 들어오기에 그대로 했더니 끝나고 꼭 안아주셨다. 연기를 그만둘까 고민하던 시점이었는데 계속 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김용건 아들, 하정우 동생이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러웠겠다.
=지금은 많이 편해졌다. 예전에는 아버지와 형의 명성이 오히려 독이 된다고 생각했다. 요즘엔 스탭 분들이 따뜻하게 반겨주시는 것도 다 아버지와 형 덕인 줄 안다. 감사하다.

-형제가 모두 가명을 쓰고 있다.
=사실 트리플 A형이다. 사람들이 ‘하정우, 차현우, 우자 돌림 아니냐’고, 따라했다고 생각할까봐 얼마나 고민했는지 모른다. 이름(본명 김영훈)을 바꾼 지 1년 반이나 됐는데 아직도 가끔 “현우야”라고 불러도 안 쳐다볼 때가 있다. (웃음)

-살을 20kg 넘게 찌웠다고.
=원래는 현수 역을 준비했다. 그러다 장채근 감독을 맡게 되면서 급히 살을 찌워야 했다. 힘들겠지만 일단 한번 해보자 싶었다. 스트레스 받을까봐 체중계도 안 보고 무작정 먹었다. 82kg에서 시작했는데, 95kg쯤 되겠거니 하고 쟀더니 딱 104kg이더라. 최근에 형과 <프로젝트 577>로 국토대장정 다녀오면서 살이 많이 빠졌는데, 최대의 난관인 연말 술자리만 넘기면 수월하게 원상복귀할 수 있을 것 같다.

-투수 배우들과의 주고받기 실력은 어땠나.
=승우나 동근이 공은 여유롭게 받을 수 있었는데 간혹 리얼한 컷을 위해 코치님이 직접 공을 던져줄 때가 있었다. 시속 130km 되는 공이었다. 공포심이 일더라. 그걸 극복하는 게 관건이었다.

-다음 작품 전까지 어떤 장면으로 기억에 남고 싶나.
=첫 촬영부터 벗어야 했던 사우나신. 스스로 불편해하는 게 보였을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의도대로 푸근한 캐릭터로 나온 것 같아 기쁘다. 다음에는 반대로 날선 연기를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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