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다국적 기획력과 기술력의 만남 <코알라 키드: 영웅의 탄생>
2012-01-11
글 : 신두영

3D애니메이션 <코알라 키드: 영웅의 탄생>(이하 <코알라 키드>)의 키워드는 글로벌이다. 한국의 기술력과 미국의 기획력이 만나 탄생한 결과물인 <코알라 키드>에 참여한 스탭 역시 다국적이다. <파이스토리> <가필드 겟 리얼> 등을 연출한 해외파 이경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알파 앤 오메가>의 크리스 덴크 작가가 각본에 참여했다. 전세계 어린이들이 모두 만족할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코알라 키드>가 선택한 배경은 호주의 오지 아웃백이다. 등장하는 캐릭터는 코알라, 윔벳, 딩고, 캥거루 등 호주에서만 볼 수 있는 동물이다. 한국적 냄새라고는 찾을 수 없는 <코알라 키드>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에 한국어 더빙을 한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글로벌 전략으로 만들어진 <코알라 키드>는 익숙한 구조의 영웅 탄생기를 그린다. 튀는 외모로 소외받던 알비노(백색증) 코알라 쟈니(태민)는 욕심 많은 매니저 하미쉬(윤다훈)를 만나 서커스단에 들어가며 영웅을 꿈꾼다. 우연한 사고로 서커스단 무리에서 이탈한 쟈니는 아웃백의 친구들을 만나고 악당 악어 보그의 위협에서 동료를 구하면서 진짜 영웅이 된다. 이야기 전체를 보면 디즈니의 반듯함을 닮았고 곳곳에 숨겨놓은 코믹함은 드림웍스의 비딱함을 닮았다. 코알라의 털 한올까지 볼 수 있는 화려한 기술력은 훌륭한 볼거리다. 호주의 광활한 자연을 묘사한 장면도 꽤 스펙터클하다. 다만 <코알라 키드>에는 성인 관객까지 끌어들일 독특함은 없다. 픽사 애니메이션 특유의 독창성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말이다. <코알라 키드>는 아동용 애니메이션이 요구하는 글로벌한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이전에 보지 못한 완벽히 새로운 영웅을 탄생시키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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