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하고 MBC <뉴스데스크> 기상캐스터로 일을 하다가 배우가 됐다.
=평생의 꿈은 성악가였다. 대학 3학년 여름방학 때 줄리어드음대에 연수 갔을 때, 나는 최고의 성악가가 될 수 있는 선천적인 자질을 가지고 있지 않구나 하는 걸 확인하고 꿈을 접었다. 그러다 뉴스를 보는데, 복식호흡을 하는 아나운서가 눈에 들어왔다. 방송에서 말을 하는 사람들은 복식호흡을 하는구나 싶었다. 청주MBC에 합격해 아나운서로 일하고 있었는데 서울에서 연락이 왔다. 기상캐스터할 생각 없냐고. 서울MBC 시험 봤을 때 내가 차점자였다. 그렇게 기상캐스터로 일을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마흔살 이후의 그림이 안 그려지더라. 운이 좋게도 기상캐스터 7년차 때 드라마 제의가 들어왔고, ‘쟤는 날씨만 해야 되겠다’는 얘기가 듣기 싫어서 연기학원을 끊었다. 연기할 땐 그 누구와도 나눌 수 없었던 나만의 솔직한 감정이 나오더라. 기도할 때처럼. 배우라는 직업이 신성하게 느껴졌다.
-데뷔작이 뭔가.
=배우의 이름으로 시작한 건 드라마 <아현동 마님>이고, 그전에 기상캐스터로 일하면서 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 출연했다. <아현동 마님>에서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역할을 맡아 아예 광주대학교 기숙사에 들어가서 살았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의 나이트 여사장은 드센 캐릭터다. 기존의 이미지와 전혀 다른 인물인데.
=영화 속 캐릭터와 비슷한 실존 인물을 만났다. 그 언니한테 담배 피우는 법부터 앉는 자세까지 모두 배웠다. 그런데 행동이란 게 참 중요하구나 하고 느낀 게 담배를 이렇게 손에 들고, 다리를 꼬고, 야릇한 눈을 하면 생각이 바뀐다. 음탕한 생각까지 하게 되고, 남자를 쳐다볼 때도 잡아먹을 듯한 눈빛이 되고. 남편이 너무 힘들어했다. ‘내가 무슨 죄가 있어서 너 배우 하는 걸 허락했을까’ 하면서.
-영화에서 최민식과 육탄전을 벌인다.
=그 장면은 육체를 초월한 상태에서 찍었다. 담배신을 이틀이나 찍었다. 핑 돌더라. 결국 현장에서 기절했다. 한 시간 동안 누워 있다가 겨우 찍은 게 최민식 선배와의 육탄전신이었다. 정신만 살아 있는 상태에서 죽기 아니면 살기로 찍었다.
-차기작은 정해졌나.
=KBS에서 3, 4월쯤 방송예정인 미니시리즈와 임성한 작가가 쓰는 저녁 일일드라마를 찍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