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건축학개론> 개봉을 앞두고 심리학자 한분이 나선다고 하여 궁금해졌다. <건축학개론> 시사회에 심리학자가 게스트로 참석하여 감독과 배우와 관객을 상대로 영화 속 사랑에 얽힌 심리를 친절하게 풀이해줄 모양이다. 그 주인공이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다. “아직 영화를 못 본 상태라 자세히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영화가 첫사랑과 얽혀 있는 이야기이므로 첫사랑의 심리에 관해 무언가 말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아마 작가 자신도 모르고 쓴 사랑에 관한 어떤 심리가 담긴 대목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예를 들어 질문을 받고 답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사람의 심리에 대해 풀이하려면 사람들이 편하게 생각하고 좋아하는 영화를 예로 드는 일이 많지 않을까 하여 물었더니 과연 많다. 심지어 너무 많아 잠시 골라야 하는 수준이다. “사랑의 심리에 관한 <도대체, 사랑>이라는 내 책에는 많은 영화들이 인용되고 있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사랑과 우정의 유형을 말할 때, <연애의 목적>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하녀>는 여자들이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심리를 말할 때, <결혼은, 미친 짓이다> <아내가 결혼했다>에서는 여자와 남자에게 결혼이란 무엇인지를 말할 때. <이터널 선샤인>은 기억을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 사랑의 지독함을 말할 때 예로 썼다.” 곽 교수도 원래는 이 분야의 다른 연구자들과 마찬가지로 병리적인 것을 오래 연구해왔지만 몇년 전부터 그의 관심은 사랑의 심리학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곽 교수의 책 <도대체, 사랑>도 그 연구의 결실이다. “요새는 초등학생들도 사랑이 제일 고민거리다. 상대에게 선물은 뭐 사줄까, 어떻게 해야 잘 보이나, 애들도 그런 걸 생각한다.” 왜 아니겠나마는, 곽 교수의 습관은 식당 여종업원에게도 남자친구 있나, 왜 헤어졌나 물어보는 것이다. 그러니 사랑에 관한 영화 <건축학개론>을 보고 나면 할 말이 얼마나 많을까. 행사 날짜는 3월15일이라는데 아직 자세한 장소와 시간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하니, <건축학개론>과 사랑의 심리가 궁금한 사람은 일정에 신경 좀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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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개론> 시사회에 게스트로 참석하는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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