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영화는 한때의 유행으로 남을 것인가. 영국 극장가에서 3D영화의 유효시한이 다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11년 영국 박스오피스 성적을 분석한 엔더스 어낼리시스의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에서 3D영화의 총매표 수입액이 전년도 24%에서 20%로 하락했다고 한다. 3D와 2D 버전을 동시에 개봉한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2>(이하 <죽음의 성물2>)와 <트랜스포머3> 같은 시리즈물들도 3D 버전에 한해서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였다. <죽음의 성물2>가 3D 상영으로 거두어들인 수입은 전체의 48%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흥행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3D애니메이션 <라이온 킹 3D>과 <쿵푸팬더2>도 2D 버전이 더 높은 수입을 올렸다. 3D영화의 편당 평균 매출액 역시 2010년 850만파운드에서 490만파운드로 하락했다. 개봉 편수는 28편에서 47편으로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 저조하게 느껴지는 수치다. 박스오피스 총순위 목록을 봐도 10위권 내 작품 중 3D 개봉작은 2편에 불과해 3D에 대한 열기가 식었음을 알 수 있다.
3D영화의 매력이 감소한 이유는 무엇일까. 보고서를 작성한 엔더스 어낼리시스의 앨리스 엔더스는 <아바타>가 나온 2009년에는 “3D영화가 어떤 건지 궁금해서 극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지금은 그 시험기간이 끝난 셈”이라며 “불경기도 한 원인으로 가족 관객까지 3D영화를 꺼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흥행 부진을 낳은 가장 큰 요인이 일반 영화보다 30% 이상 비싼 티켓값에 있다는 의미다. 집에서도 영화를 시청할 수 있는 창구가 다양하게 마련돼 있는 현실에서 “연료비도 상승해 선뜻 차를 끌고 극장 나들이에 나서는 관객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높은 티켓값은 J. K. 롤링의 원작을 읽으며 자란 세대, 즉 아직 대학생이거나 한창 취업난을 겪고 있을 20대 초반이 주 관객층인 <죽음의 성물2>의 3D 버전의 성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 보조안경을 착용해야 하는 불편함도 부차적이긴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이유로 제시됐다. 올해 영국에서 개봉될 3D영화는 지난해보다 14편 감소한 33편이다. 그중에서 제2의 <아바타>가 나올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