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숨가쁜 리듬과 다양한 캐릭터 <콘트라밴드>
2012-03-21
글 : 이화정

평범한 영웅이 대세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팔 걷어붙인 주인공들이 나오는 건 요즘 액션영화의 추세다. <테이큰>이나 <콜롬비아나> <엣지 오브 다크니스> 같은 변주를 보더라도 아직 얼마든지 이야깃거리는 존재한다. 딸도 부모도 아내도 아니고, 이번에 구해야 할 대상은 무려 처남이다.

크리스(마크 월버그)는 전직 프로 밀수팀 리더였지만 지금은 손 씻고 가족과 함께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한번 발을 들인 범죄의 세계에서 벗어나는 건 본인의 의지만으로 되는 일은 아닌가보다. 크리스 몰래 처남 앤디가 마약밀수에 손을 대고, 운반 중이던 마약을 잃어버리자 그 손해배상이 고스란히 크리스에게 넘어간다. 만회하지 않으면 가족 모두 위험에 빠진다.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크리스는 다시 컨테이너선에 탑승해 목숨을 건 불법이송작전에 뛰어든다. 단 하나의 목적을 향해 전력 질주한다는 점에서 <콘트라밴드>의 리듬은 시종 숨가쁘다. 변주를 하는 대신 계속 강강강의 박자로 나가는데, 이 리듬이 꽤 효과적으로 분위기를 이끌어나간다. 주로 <테이큰>류 영화들이 주인공 혼자만의 맨몸 투혼이었던 것과 달리, <콘트라밴드>는 크리스와 그를 배신하는 친구, 처남과 처남을 쫓는 범죄조직, 위험에 노출된 가족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을 방사형으로 펼치며 이야기를 생산, 다양한 재미를 준다. <콘트라밴드>는 원래 아이슬란드의 리이캬비크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향하는 컨테이너선을 타고 벌어지는 스릴러 <레이캬비크-로테르담>이 원작으로, 북유럽영화의 리메이크에 한창 열을 올리는 할리우드의 최근 경향을 반영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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