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중요하지 않은 나이란 없겠지만, 13살은 특별하다. <별이 빛나는 밤>의 주인공 샤오메이(서교)는 13살을 회고하면서 연약하지만 강한 시절이었고, 그때 그녀의 “여름은 이미 끝이 났다”고 말한다. 사람마다 여름이 끝나는 나이는 다르겠지만 13살은 그 시기를 상징하고 있다. 사춘기 소년, 소녀의 찬란하고 외로운 감성을 고이고이 수놓는 것처럼 펼쳐내는 이 영화는 첫사랑, 가출, 여행, 이별 등이 포함되는 성장담의 전형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자기만의 색 배합을 완성하고 있다. 고흐의 그림 제목이기도 한 이 영화 제목은 샤오메이가 맞추는 명화 퍼즐에서 왔다. 거실에 걸려 있는 모네, 마그리트, 르누아르 그림 퍼즐 액자는 샤오메이 가정의 행복했던 과거의 증거다. 부모님의 불화로 더이상 셋이 퍼즐을 맞출 수 없게 된 지금, 샤오메이는 혼자 ‘별이 빛나는 밤’ 퍼즐 조각들과 씨름하고 있다.
샤오메이는 전학 온 남학생 위지에(임휘민)가 남다른 아이라는 걸 느끼고 방과후 그를 미행한다. 문구점에서 학용품을 훔치는 위지에 뒤를 쫓으며 같은 제품들을 하나씩 집어든 샤오메이는 그의 세계를 공유하는 뿌듯함을 느낀다. 모방이야말로 타인에게 가는 첫걸음일지도 모른다. 스케치북에 그린 누드화 때문에 위지에는 아이들에게 소외되고 어느 날 위지에가 폭행당하는 걸 목격한 샤오메이는 그를 돕는다. 이 사건은 둘이 현실에서 감정을 공유하는 계기가 되고 서로의 마음을 보여준다. 함께 교실 꾸미기를 하면서 어두웠던 둘의 마음이 밝아지고 웃음이 터지지만, ‘별이 빛나는 밤’을 완성할 마지막 한 조각 퍼즐이 사라진다.
부모님의 이혼 결정을 통보받은 샤오메이는 진짜 별을 보러 가기로 결심하고 위지에에게 동행을 제안한다. 둘만의 여행은 두 사람에게 잊을 수 없는 설렘과 아기자기한 추억을 선물한다. <별이 빛나는 밤>에서 환상성은 사춘기 소년, 소녀의 내면 풍경을 묘사하기 위해 중요하게 기능한다. 샤오메이와 위지에가 접은 종이인형들이 두 사람을 뒤따라오고, 둘이 탄 기차가 ‘별이 빛나는 밤’ 그림 속을 날아가는 장면은 아이들의 순수함과 소망을 표현해주며 아직은 아이인 이들의 동심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러한 환상성은 원작 자체에서 비롯되는데, 대만의 유명 일러스트 작가 지미리아오의 삽화집을 영화로 각색하였다. 대만의 국민동생이라 불리는 서교와 임휘민은 사라진 퍼즐 한 조각을 발견하고 그것을 찾는 길로 들어서는 사춘기 소년, 소녀의 성장통을 풋풋하게 연기했다. 사라진 퍼즐 한 조각은 고흐의 별들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별의 가운데 조각이다. 그것이 사라졌다는 것을 발견하는 13살이기에 잊지 못할 나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