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사운드트랙의 미래?
2012-04-19
글 :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은 리얼리티 쇼를 비판하는 블록버스터가 아니다. ‘정글의 생존방식’이란 엔터테인먼트의 비유를 액면 그대로 불러와 긴장의 토대로 삼고 <빅 브러더> <프로젝트 런웨이> <아메리칸 아이돌> <도전 슈퍼모델> 등의 요소를 곳곳에 배치하지만 반영 이상의 성찰에 도달하진 못한다. 실패한 반전영화처럼 스펙터클을 비판하는 동안 스스로 스펙터클이 되는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은 오히려 산업, 특히 사운드트랙 제작방식에서 관심을 끈다.

제임스 뉴튼 하워드와 티 본 버넷의 스코어와 ≪Songs From District 12 and Beyond≫란 제목의 사운드트랙 중 후자는 ‘영화에서 영감을 얻은’ 신곡들이 담겼다. 아케이드 파이어의 <Abraham’s Daughter>, 테일러 스위프트의 <Safe&Sound>를 비롯해 로 앤섬, 글렌 한사드, 마룬 파이브, 니코 케이스 등이 참여했는데, ≪Almost Alice≫(<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O.S.T)와 비슷한 방식이다. 여기엔 어떻게든 영화음악의 한계를 극복하고 마케팅 효과를 확대하려는 블록버스터와 음악산업의 교차점이 존재하는데, 그 효과는 ‘발매 즉시 빌보드 차트 1위’란 결과로 보상받았다. 과연 이게 사운드트랙의 대안적 미래일까, 아닐까. 좀더 살펴봐야겠지만, 일단은 흥미로운 지점이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