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영화는 많다. 거슬러 올라가면 <그리스>(1978), <플래쉬댄스>(1983)부터 최근 <스텝업> 시리즈까지 음악과 춤은 영화가 마련할 수 있는 최고의 성찬을 구성하는 메뉴다. <스트리트댄스2: 라틴 배틀>이 다른 댄스영화들과 차별되는 점이 있다면 음악과 춤 자체에 몰두한다는 것이다. 즉, 인물들 각자의 사연이나 배틀을 통한 좌절과 성장 이야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다. 이것은 장점이자 단점인데 거두절미하고 댄스를 즐기고 싶은 관객이라면 이 영화가 매력적일 수 있다. 영화의 시작은 댄서들의 결집과정을 압축하여 보여준다. 주인공 애쉬(폴크 헨셸)와 그의 동지 에디(조지 샘슨)는 파리, 암스테르담, 런던 등에서 출중한 춤꾼들을 발탁하여 팀에 합류시킨다. 마치 <오션스 일레븐>처럼 각기 다른 장기를 지닌 인물들이 모여 스트리트 댄스 팀이 결성되는 것이다.
비보이 애쉬는 스트리트 댄스 배틀을 앞두고 파리에서 마지막 작전을 짠다. 힙합, 팝핀, 비보잉 등 팀원들의 개인기는 화려하지만 연속 우승을 거머쥔 강팀 ‘무적’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비장의 무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고의 실력자이나 대회에서 실수했던 경험은 애쉬의 트라우마가 되어 그의 발목을 잡는다. 그러던 어느 날, 애쉬는 라틴 댄스를 추는 에바(소피아 부텔라)를 보게 되고 스트리트 댄스에 라틴 댄스를 혼합하기로 결정한다. 파트너와 호흡을 맞춰 추는 살사, 탱고 등 라틴 댄스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스트리트 댄스와 당연히 충돌하고 팀은 위기에 봉착한다. 이질적인 요소의 결합에서 오는 갈등과 극복이 영화의 주제지만 상투적인 스토리보다는 실제 댄스가 구현되는 것을 보는 것이 관람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