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뉴욕] 여름에는 한국영화를
2012-07-25
글 : 양지현 (뉴욕 통신원)
뉴욕아시안필름페스티벌 11회 맞아, 최민식 특별전 열려

11살 페스티벌, 드디어 성숙해지다? 영원히 악동으로만 남을 줄 알았던 뉴욕아시안필름페스티벌(NYAFF)이 새로운 프로그래머들의 ‘영향’으로 이번 영화제에서 무척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40℃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계속되던 지난 6월29일부터 7월15일까지 맨해튼 링컨센터 월터리드 시어터, 재팬 소사이어티에서 상영된 이번 영화제에는 세계 영화제와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지만 뉴요커들이 극장에서는 보기 힘든 많은 작품이 소개됐다. 영화제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NYAFF에는 영화제를 주관하는 서브웨이 시네마의 창단 멤버 중 한명인 고란 토팔로비치를 비롯해 NYAFF를 함께 선보이고 있는 재팬 소사이어티의 필름 프로그래머이자 새로운 서브웨이 시네마 멤버 사뮈엘 자미에르, 링컨센터의 영화전문지 <필름 코멘트>의 개빈 스미스 등이 새롭게 프로그래머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제에 대해 <뉴욕타임스>와 <타임 매거진> <빌리지보이스> 등 많은 미디어에서 호평이 이어졌다. 특이한 점은 이중에서도 한국 작품인 윤종빈 감독의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와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왕>에 대해 좋은 평들이 나왔다는 것. <뉴욕타임스>는 <범죄와의 전쟁>을 영화감독 마틴 스코시즈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작품이라고 평하기도 했다.<뉴욕타임스>의 경우 올해 NYAFF에서 10개국 50편의 장편영화가 소개됐는데도, 대부분의 지면을 <돼지의 왕>을 호평하는 데 할애했다. <타임 매거진>은 철이라는 캐릭터를 <이유없는 반항>의 제임스 딘과 <헤더스>의 크리스천 슬레이터에 비유했다.

또 올해 영화제에는 ‘최민식: 미스터 벤전스’라는 스페셜 섹션이 마련돼, 최민식이 초청된 가운데 <범죄와의 전쟁> <올드보이> <파이란> 등이 소개됐다. <범죄와의 전쟁> 상영과 질의응답 시간이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끝났는데도 팬들은 극장을 떠나지 않고 사인과 기념 촬영을 위해 길게 줄을 서 그를 기다리기도 했다.

최민식, 어메이징!

사뮈엘 자미에르(가운데)

NYAFF 프로그래밍 참여한 사뮈엘 자미에르

-자신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한국계 프랑스인이다. 5살 때 입양돼서 프랑스에서 자랐는데, 10여년 전 미국으로 와 프랑스 문화원에서 일을 시작했다. 영화에 워낙 관심이 많았는데, 몇해 전부터 재팬 소사이어티의 필름 프로그래머로 서브웨이 시네마와 함께 작업할 일들이 있었다. 그런 인연으로 올해부터 프로그램을 담당하게 됐다.

-NYAFF는 다른 해에 비해 작품들이 많이 얌전해진 것 같다.
=보다 다양해지고, 폭넓어진 것이 아닐까. 하지만 NYAFF가 장르 영화제가 아닌 건 확실하다. 그리고 더이상 NYAFF가 팬보이 페스티벌도 아니라고 본다. 멤버들과 관객 모두 성숙해졌고, 이 때문에 아티스틱한 면에서도 NYAFF가 성장을 했다고 본다. 라인업을 결정할때 우리가 개인적으로 좋고 싫은 것뿐 아니라 더 넓게 생각하게 된 거다. 그리고 필름은 이벤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집에서 소파에 앉아 보는 것이 아니니까 NYAFF는 영화를 통해 사람들이 교감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배우 최민식과 <돼지의 왕> 감독 연상호의 질의응답을 담당했는데, 특히 최민식의 질의응답 경우 멤버들 사이에 경쟁이 심하지는 않았는지.
=사실 서로 맡지 않으려고 주저했다. (웃음) 극중 그한테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 때문인지는 몰라도. (웃음) 그래서 내가 하겠다고 자청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무척 긴장했다. 링컨센터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것도 처음이었고, 거기에다 최민식과 함께 무대에 서야 한다니 걱정됐지. 와우, 실제로 본 최민식은 영화에서처럼 어메이징한 배우였다.

-<씨네21> 독자에게 한마디한다면.
=쑥스럽다. (웃음) 한국영화를 사랑하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지 않았나 한다. 한국말을 잘 못하기 때문에 이 기사가 나가도 읽지는 못해 아쉽지만, 앞으로도 한국영화를 소개하는 데 힘쓰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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