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꿈도 일본어로 꿀 것 같아요."SF영화 (감독 이시명)에서 극중 대사의 70% 이상을 일본어로 연기한 장동건은 촬영 과정에서 고충부터 털어놓았다."일본어로 연기할 때 가장 외로웠습니다. 한국인 스태프들도 내 편이 아니구나생각하니까 눈앞이 캄캄했죠. 나카무라 도루씨가 직접 녹음해 준 대사를 따라하면서일본인과 말하는 속도를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아무리 완벽하게 일본어 대사를 외워도 결국 감정은 우리말로 떠오르기 때문에 100% 몰입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선택 과목으로 일본어를 배워 `히라가나' 정도만 알았다며 엄살을 떨었지만 장동건은 영화 속에서 완벽에 가까운 일본어 연기를 펼쳤다. 일본 배우 나카무라 도루가 시사회를 마친 뒤 "93% 정도는 일본 사람 같다고 말했다"고 자랑을 늘어놓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그가 이번에 맡은 역은 일본 연방 수사국에서 일하는 조선계 형사역. 철저히 일본인으로 자라났지만 훗날 일본 제국의 음모를 알게 된 뒤 조선인 편에 서서 싸운다.강도 높은 액션 연기를 해내야 할 뿐 아니라 친구의 배신을 감내하고 자신의 정체성이 바뀌는 과정을 겪는 등 급격한 감정의 변화를 표현해야 한다."98년에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비주얼적 요소가 많고 규모도 놀라워 과연 제대로 스크린에 옮길 수 있을지 미심쩍었거든요. 그러나 볼거리 외에도 많은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출연하게 됐습니다." 한국 영화계가 그만큼 달라졌다는 소리다. 불가능해 보였던 것이 가능하게 됐다.이제 연기 경력 10년째로 접어든 장동건의 위상도 변했다.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연기파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더니 지난해 `대박 영화` <친구>에 출연하면서 배우로서 입지를 굳혔다. 이제 더 이상 `잘 생긴 배우`의 이미지에만 갇혀 있지 않다. 본인도 지난해 모 영화상 시상식에 나와 "얼굴에서 연기로 옮아가고 있는 배우"라고 자신을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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