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와 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의 협상이 결렬 수순에 접어들었다. 지난 8월1일, 음저협은 공문을 통해 “영화음악감독이 창작하는 스코어 뮤직(Score Music)에 대해서도 대부분 신탁관리하고 있다”며 “첨부한 ‘영화음악감독 계약서’를 통해 향후 계약이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후 영화계와 음저협이 협상에 나서면서 양쪽은 영화음악감독의 저작물에 대해서는 별개의 논의를 하기로 합의한 바 있었다. 영화음악저작권대책위원회(이하 영대위)의 최현용 영화제작가협회 사무국장은 “이번 공문이 그동안 논의했던 사안 모두를 백지화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음저협은 지난 7월24일, 영화계와의 2차협상 가운데 협상 결렬을 통보했다. 하지만 영화계는 결렬이 아닌 협상 중지라고 말해왔다. 이후 영화계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와 음저협, 영대위 최고위층이 협상에 나서는 안을 요청했지만, 음저협은 거부했고 협상을 주선해야 할 문화부는 답이 없는 상황이다. 영대위쪽은 오는 8월20일까지 문화부의 명확한 답변이 없으면, 22일 영화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열어 공식적으로 ‘협상 결렬’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곧 영화계가 더이상 음저협에 소속된 저작물이나 영화음악감독의 음악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최현용 사무국장은 “22일 이후에도 영화감독과 독립영화계, 프로듀서 등 부분별로 설명회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영화음악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영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개봉을 앞둔 김명민 주연의 <간첩>은 음저협이 신탁관리하는 음악을 사용하려 했으나, 결국 다른 음악으로 대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투비: 리턴투베이스>는 먼저 사용료를 지불한 뒤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영대위가 중재안을 내놓으면 양쪽이 합의하거나, 한쪽이 합의하지 못할 경우 법적 절차를 밟는 수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