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인터뷰]
[주성철의 가상인터뷰] 말하고 싶어 죽는 줄 알았다니까요
2012-11-07
글 : 주성철
<늑대소년> 철수

-안녕하세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철수씨, 늑대소년 연기가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직 한 여자만 바라보는 순정의….
=별 말씀을요. 요즘 들어 송중기의 재발견이라고들 말씀하시는데 사실 전 발견된 지 오래됐잖아요? 드라마 <성균관스캔들> 때 이미 <씨네21> 표지를 했고 <마음이2> 같은 작품에서 주연을 맡기도 했고요. 하지만 늘 겸손해지려고 합니다. 그래서 <늑대소년>을 위해 준비도 참 열심히 했죠. 동물원에 가서 말 못하는 동물들의 습성을 연구했고요, 마임 전문가에게 마임도 배웠어요, 그리고 또 제가 우유 빛깔 송중기라고 불리는 것도 알지만 과감한 메이크업도 하면서….

-영화에서는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버려진 소년이라 전혀 말씀이 없으시더니, 실제로는 참 말씀이 많으시네요. 말하고 싶어서 엄청나게 갈증이 심하셨겠어요.
=왜 아니겠어요. 나도 모르게 말이 툭 튀어나와서 NG가 난 적도 있고요. 특히 내가 사랑하는 소녀 박보영의 동생으로 나온 김향기 걔가 너무 능청맞게 웃겨서 하하하. 그러고 보니 향기는 <마음이…>에 저보다 먼저 나왔던 친구니까 제 영화계 선배기도 하고….

-기다려! 영화에서는 말만 못했다뿐이지 박보영씨가 왜 ‘기다려, 기다려’ 하면서 ‘워~워~’ 멈추게 했는지 알겠네요.
=이거 <늑대소년> 출연한 다음부터 저도 모르게 한번 말을 시작하면 멈춰지지가 않아서…. 지금도 입이 다 안 풀렸어요.

-뭐 그럴 수도 있죠. 아무튼 <티끌모아 로맨스>에서 편의점에서 콘돔 훔치고 대낮에 야동 보는 백수로 나올 때도, <뿌리 깊은 나무>에서 뽀얀 얼굴로 ‘내가 바로 조선의 임금이다’라고 할 때도, <늑대소년>에서 바보 온달처럼 한 여자만 평생 사랑할 때도, 참 다 다른 모습인데 하나같이 멋지십니다.
=하지만 사실 저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같은 드라마에서 상처 많고 냉소적인 ‘상남자’로 나올 때가 더 좋아요. 실제 성격도 좀 그런 편이고요. 그래서 조성희 감독에게 사실 늑대소년이 원래 말도 잘하고 정상적인 놈인데 <…착한 남자>처럼 일부러 모른 척 여자에게 접근한 걸로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죠. <짐승의 끝>에서 다 알고 접근하는 이상한 남자 박해일처럼 말이죠. 그러니까 철수가 나중에 카이저 소제처럼 ‘짠’하고 돌변하는 거죠.

-네, 참 ‘짠’하네요.(-_-;) 아니 이게 웬 강마에가 강마루하고 교통사고 나서 문 열자마자 재수없게 바로 똥덩어리 밟는 소리랍니까. 너무 말없는 늑대소년으로 오래 사셔서 요즘 좀 혼란스러우신가 보군요. 하긴 요즘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좀 힘드셨죠. 이다음엔 ‘성스’의 구용하 한번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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