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추억 팔이’란 말을 곰곰 되새길 때가 많다. 우리는 문득문득 예전이 더 나았다는 착각에 빠지는데 ‘추억 팔이’는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 한방 후려갈긴다. 맞는 말인데 기분은 나쁜, 뭐 그런 느낌적인 느낌. 일단은 그럼에도 좋은 건 좋은 거란 생각을 하기로 했다(심지어 군대에서도 좋은 게 있었으니까). 그래서 팔 거면 제대로 팔라고 말할 수 있다.
<락 오브 에이지>가 실패한 이유도 그 때문이 아닐까(기대했던 내가 미웠다). ‘추억’을 팔 때엔 한 세대의 경험이 통째로 녹아든 그 무엇을 ‘얼마나 제대로 소환하느냐’가 중요하다. 여기서는 (헤어스타일 때문에) 한때 ‘푸들’이라고 놀림받던 메이저 메탈이 그 역할을 맡는데, 그건 좋았다. 지나치게 과장되고 화려한 스타일의 사나이들과 기타 솔로는 이젠 사라진 것들이니까. 20년 전에 대놓고 듣기가 왠지 부끄러웠던 포이즌의 <Every Rose Has Its Thorn>이나 댐 양키즈의 <High Enough>를 가슴 벅차게 들을 수 있다니. 그런데 나빴던 건 톰 크루즈의 노래 실력이 아니라, 이 노래들이 몽땅 뮤지컬용으로, 혼성 합창으로 편곡된 데 있다. 추억엔 ‘오리지널리티’가 중요하단 걸, 특히 그 시절의 음악을 중요하게 다룬 ‘기획’ 영화들은 가끔 잊어버린다. 그러니까 결국 기본은 애정과 존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