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어린 시절 꿈꾸던 바닷속 풍경 <파이스토리: 악당상어 소탕작전>
2013-01-09
글 : 이현경 (영화평론가)

한국, 미국 합작 애니메이션으로 화제를 모았던 <파이스토리>(2006)가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는 <파이스토리: 악당상어 소탕작전>이라는 부제까지 달고 있어 악당상어 트로이와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 전편의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엘리트 출신 물고기 파이가 어쩌다 부모를 여의고 캐리비안까지 흘러가게 된다. 거기서 아름다운 코딜리아를 만나 사랑에 빠지나 악당상어 역시 코딜리아에게 흑심을 품고 있는 터라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벌일 수밖에 없다. 결국, 파이는 승리하고 악당상어는 갇히는 신세가 된다. 이제 2편을 살짝 엿보자면, 파이는 코딜리아와 결혼해 귀여운 아들까지 두고 산호마을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런데 갇혀 있던 트로이가 탈출하게 되고 트로이의 힘은 더욱 강력해졌다. 더구나 다른 상어들까지 동원해 산호마을을 파괴하고 코딜리아까지 차지하려는 야심을 품고 있다. 파이는 산호마을과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일종의 자위대를 결성한다. 지형지물을 이용한 전투 훈련과 각자 장기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상어들과 맞설 준비를 하지만 산호마을 주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평화를 지향하는 산호마을 주민들이 전투 대신 생각한 것은 잠수부나 해양생물학자들이 찾아올 수 있는 물고기 쇼를 벌이는 것이다. 약육강식의 자연에서 평화를 찾는다는 것은 동화에서나 가능한 일이지만 거꾸로 동화이기에 그런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다.

<파이스토리: 악당상어 소탕작전>의 좋은 감상법은 소박한 것에서 미덕을 찾는 것이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바닷속을 상상하며 그림을 그려봤을 것이다. 그렇게 자신이 그렸던 바닷속 풍경을 떠올리며 동심으로 돌아가 아이와 함께 바다 탐험을 해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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