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인터뷰]
[주성철의 가상인터뷰] 종간나들 먹방에 왜 놀라네?
2013-02-06
글 : 주성철
<베를린>의 표종성

-안녕하세요. 작전 수행 중이라 무지 바쁘실 텐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침묵) ….

-저기요, ‘먹방’ 최강자라는 건 알고 있지만 이제 그만 좀 드시죠. 저는 배가 불러서 뺏어먹을 일 없으니 마음 푹 놓으시고요.
=정말이디? 나 마음 푹 놓아도 되는 기디? 여기 탕수육에 손대면 알아서 하라우. 남조선에서는 총구를 관자놀이에 겨냥하라고 배웠는디 몰라도 우리는 바로 아가리로 향한다이 조심하라.

-그나저나 역시 북한 최고요원 ‘고스트’답게 격투도 격투지만 그 엄청난 연기력에 놀랐습니다. 베를린에서 잔뼈가 굵은 요원으로서 미국 대사관이 어디 있는지 모르시더라고요.
=눈치챘나? 고스트는 노출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에 지하철을 타고 다니지 않아서, 그 대사관이 어느 역에 있는지 모른다는 설정이 당연하지 않갔어? 설마 내가 진짜 모를 거라 생각하는 종간나는 없겠지비. 그렇게 난 누구든 속일 수 있어. 부모님도 속여서 베를린에 왔고 하나뿐인 아내도 속여서 결혼 했어.

-이제 아내와의 사이는 괜찮습니까? 하나뿐인 아내를 의심하다가 일이 커졌잖아요.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지. 사실 내가 전에 작전명 ‘범죄와의 전쟁’을 수행하러 부산에 간 적 있었는데, 꼭 거기서 만난 여자 같았거든. 아무리 봐도 거기서 만난 도둑들 중 한명이었는데. 아니면 말고.

-식성과 연기력뿐만 아니라 당신의 글씨체에도 반했습니다. 도청될까봐 아내에게 손글씨로 메시지를 전할 때, 그 긴박한 와중에도 또박또박 초등학생 글씨를 써내려갈 때 정말 감동했습니다.
=우리 북조선 요원들은 남자건 여자건 상관없이 예절교육을 이수하게 돼 있디. 붓글씨, 다도, 장 담그기, 90도로 숙여 인사하기, 머리 위에 책 올리고 걷기 등 남조선하고는 완전히 수준이 다르디. 인성과 소양이 겸비돼야 진짜 요원이 될 수 있는 기야.

-남한의 한석규 요원과는 이제 좀 친해지셨습니까?
=내가 그 동무 만나자마자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했지. 당신이 남조선 국정원 넘버쓰리가? 그러니까 ‘누가 나보고 넘버쓰리래?’라며 무지 화를 내지 않갔어.

-전향하러 가셔서는 왜 그런….
=그래서 진정하라며 말했지. “전향… 받아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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