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에 보면 주민들이 학살을 피하기 위해 깊은 동굴에 숨는데요. 산소가 부족하진 않을까요?
A. 현지인의 견해를 들어보고자 <씨네21> 디자인팀 강지효씨에게 물어봤습니다. 현재는 서울 시민인 강지효씨는 20여년간 제주도에 거주한 바 있습니다. 어렸을 적 종종 동굴에서 놀기도 했다는 강지효씨는 “구멍이 숭숭 뚫린 현무암 동굴이라면 숨쉬기에 불편하지 않을 것 같다”고 답변해주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점성이 낮은 용암으로 구성된 현무암과 <지슬>의 동굴은 관련이 없었습니다. 4.3항쟁 당시인 1948년 11월, 주민들이 숨었던 ‘큰넓궤’ 동굴은 곶자왈 잡목으로 뒤덮인 곳입니다. 점성이 높은 용암이 굳은 뒤 식물과 뒤섞여 숲을 이룬 곳을 제주 고유어로 곶자왈이라고 부릅니다. 곶자왈은 지하수가 풍부하고 보온, 보습 효과가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죠. 하지만 동굴 내부는 지하수에 포함된 철분의 산화작용으로 산소가 결핍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동굴에 오래 있으면 어쨌든 위험하다는 결론입니다. 당시 산소 결핍보다 위험한 건 따로 있었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