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연정훈)와 준오(이지훈), 유우지(김영훈)와 테츠야(기타무라 가즈키)는 절친한 친구 사이다. 네 친구는 일본 내 한인사회를 이끄는 성호 패거리에 몸담고 있다. 네 친구는 성호 패거리와 야쿠자간의 세력 다툼에 휩쓸려 동료를 잃는다. 넷은 보복을 하지만 도망치던 테츠야가 경찰에 잡히고 만다. 케이와 준오는 테츠야를 방관한 문제로 다투며 점차 관계가 틀어지고, 각자의 방식으로 테츠야를 출감시키려 애쓴다.
흔한 조직폭력배들의 일화로 치부하기 쉬운 스토리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실화라면 감상이 조금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미국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사건을 토대로 제작된 <좋은 친구들>은 진형태 감독의 지인이 얽혔던 상황을 각색해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감독의 지인은 갱단의 총격으로 사망한 선배의 복수를 하다 경찰에 체포돼 미국에서 10년을 복역하고 한국으로 추방됐다.
실화라는 점을 별개로 하고, 영화만을 놓고 보자면, 채워야 할 곳은 비어 있고 덜어내야 할 곳은 넘친다는 게 <좋은 친구들>의 문제다. 미니멀한 구성으로 영화를 완성했다면 더 압축적으로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카메라 안에 담는다고 전부 필요한 장면이 되는 것은 아니다. 꽉 채워서 잡는 화면의 답답함은 차치하더라도 총격 신의 느린 편집은 극의 긴장감을 전혀 살리지 못한다. 리듬의 완급 조절에 실패한 나머지 실화에 근거한 스토리가 대단치 않게 보이는 부작용마저 발생한다. 필요하지 않은 인물들을 굳이 덜어내지 않은 데에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일까. 궁금하다. 특히 홍일점인 나츠미(최정원)는 영화에서 굳이 드러나지 않았어도 좋을 캐릭터다. 일본에서 촬영을 끝낸 지 8년만에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