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FF 37.5]
[STAFF 37.5] 그저 재밌는 일을 할 뿐
2013-07-09
글 : 윤혜지
사진 : 최성열
<더 웹툰: 예고살인> 웹툰작가 김대일

Filmography

웹툰 담당 <더 웹툰: 예고살인>(2013) 콘티 작업 <전우치>(2009), <불신지옥>(2009), <해운대>(2009), <박쥐>(2009),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2009)

“어릴 때부터 생각했다. 어른들도 잘하는 게 없으면서 우리 보고 잘하라 마라야. 어른이 되고 나서도 그 생각은 변함없다.” 아니, ‘우리’라니. ‘사춘기 소년스러운’ 이 난데없는 멘트는 뭔가. “시공간을 잊을 만한 흡인력있는 만화, 말 그대로 ‘타임머신’을 만드는 만화가가 꿈”이라는 전복적인 청년. <더 웹툰: 예고살인>(이하 <더 웹툰>) 속 웹툰 이미지를 담당한 김대일 작가다.

<더 웹툰> 제작진은 웹툰 작업을 위해선 영화연출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서도 만화 이미지가 실사 이미지와 중첩됐을 때 사실적으로 어우러질 수 있는 그림체를 가진 작가가 필요했다. 만화가 데뷔를 준비 중이면서 콘티작가 경력도 있던 김대일 작가가 여러모로 적격이었다.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영화적 장치가 싫다”면서도 그가 <더 웹툰>의 작업 제의를 받아들인 이유는 “스크린에 걸릴 그림” 때문이었다. “영화에 만화가 삽입돼 큰 스크린에 걸린다는 것부터가 근사할 것 같았다. 게다가 내 그림이 걸린다는데! 이 기회를 거절해서 다른 사람 그림이 스크린에 걸리게 되면 짜증날 것 같았다.” 장장 1년여에 걸친 작업이었다.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밑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촬영 중엔 밑그림을 촬영장면과 일일이 비교해가며 웹툰 작업을 진행했다. 촬영이 끝나고 홍보용 웹툰과 포스터 작업을 마친 뒤에야 그의 작업도 종료됐다. 김용균 감독만큼 전체 작업에 깊숙이 참여하는 동안 그가 가장 고민했던 것은 ‘효과’였다. 웹툰이 영화와 같이 매끄럽게 흘러가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사실적인 작화와 분위기를 강조할 수 있는 장치들이 필요했다. 이토 준지의 만화와 호랑 작가의 웹툰 <옥수역 귀신>을 레퍼런스로 삼아 명암대비를 강하게 넣고 원색적인 색감을 사용했다.

그의 영화계 입문은 콘티작가로서가 먼저였다. 콘티는 촬영할 화면의 앵글에 맞춰 스케치를 한 뒤 연출 지시를 적어넣은 촬영용 대본이다. 이미지의 연출에 두루 관심이 많았던 그에게 콘티작가라는 직업은 일단 나쁘지 않았다. 때마침 콘티전문업체 콘티브라더스에서 채용 공고가 나 입사한 뒤 1년 반을 콘티작가로 일했다. 패기있게 도전했지만 콘티 작업은 의외로 난관이었다. “콘티는 촬영을 위한 그림이기 때문에 우선 정확한 앵글을 잡아야 했지만 정확한 앵글을 그리면 눈으로 보는 그림은 이상해진다. 우리가 보는 만화는 구성을 위해 레이아웃을 바꾸고, 시선이 머무는 포인트를 컷마다 잡아두기 때문에 오히려 자연스러워 보인다.” 컷 자체로도 완성인 만화와 달리 콘티는 전체적인 촬영 과정을 차례로 나타내는 보조적인 역할이 우선이었다. 그 차이를 극복하는 일이 힘겨웠다.

김대일 작가는 다시 ‘본진’으로 돌아왔다. 만화가 데뷔를 본격적으로 준비 중이다. “청소년 문제를 두고 어른들이 ‘쟤들은 왜 항상 저럴까. 세상 말세다’ 하는 식으로 얘기하는 게 싫었다. 결국 어른들이 문제잖나. 청소년들의 입장에서 ‘우리는 그저 우리가 재밌는 걸 할 뿐’이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 호러 단편도 준비하고 있다. <불신지옥>과 <더 웹툰>을 하면서 호러 장르에 재미를 붙였다.” 하지만 열악한 만화시장에서 작품을 공개할 플랫폼을 찾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단행본 출간보다는 웹사이트에 정기적으로 만화를 올릴 계획이란다. “웹사이트 주소도 꼭 써달라. diamondcomix.tistory.com인데 오픈은 가을쯤부터다.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 (웃음)”

외장하드

“별명이 메멘토예요.” 사소하게라도 메모를 남겨두지 않으면 머릿속 기억이 깡그리 지워진다는 김대일 작가. 외장하드는 그런 그의 뇌를 대신하는 똑똑한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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