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 왕이 된 남자> 감독 추창민 / 출연 이병헌, 류승룡, 한효주
<나는 왕이로소이다> 감독 장규성 / 출연 주지훈, 백윤식, 변희봉
왕을 대신한 하선. <광해, 왕이 된 남자>는 1인2역의 캐릭터 구조로 극적 재미를 이끌어낸 작품이다. 독살 위험에 빠진 광해를 대신해 궁에 불려간 하선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카게무샤>(1980)에서와 같은 그림자 역할을 수행해낸다.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를 떠올려도 좋겠다. 하선은 병석에 누운 왕을 대신해 궁에 들어와 역할 바꾸기에 돌입한다. 제작진은 ‘실록에서 사라진 15일간의 기록’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했고, 그 공백에 상상력을 주입했다.
광해는 15년 동안 권좌에 앉고도 왕의 칭호를 받지 못한 비운의 군주, 선조의 총애를 받지 못해 비뚤어진 아들, 당쟁의 여파로 독살의 위험 속에서 극도의 신경증을 앓아야 했던 남자다. 역사가 해석한 부정적인 광해 대신 그와 똑같이 생긴 하선은 이제 백성을 위하는 인자한 마음을 가진 성군으로서 역할한다. 영화 속 하선은 결국 조선의 왕 중 가장 총명한 두뇌를 가졌다는 광해가 만약 주변의 악영향 없이 통치를 할 수 있었더라면 이렇지 않았을까 싶은 가정형의 인물이다. 이상적 통치자의 모습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주는 쾌감은 배가되며, 현재 대한민국과 연결되는 영화의 마지막 인상은 꽤나 비장하다.
이 영화와 똑같이 1인2역의 캐릭터 구조, 비슷한 스토리 라인, 코믹과 감동 드라마를 오가는 <나는 왕이로소이다>와 확연히 비교되는 지점이다. <나는 왕이로소이다>의 충녕군은 궁을 나와(자신과 똑같이 생긴 노비 덕칠이 궁으로 들어간다) 바깥세상을 경험하고 깨달음을 얻은 뒤 선정을 베풀 기틀을 마련해간다. 하지만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궁으로 들어간 하선은 문제점을 알고서도, 다시 궁 밖으로 내쳐지는 운명이다. <나는 왕이로소이다>의 중심은 노비 덕칠이 아닌 철없는 충녕군 시절을 거쳐 훗날 역사의 과업을 이룰 세종이다. 그러니 대왕의 탄생에 맘껏 감동을 얻어도 무방해 보인다. 반면 <광해, 왕이 된 남자>의 하선은 현실사회의 모순을 알고도 바꾸지 못하는 가여운 백성, 우리 자신의 모습 같아 씁쓸하다.
<링컨>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 출연 대니얼 데이 루이스, 조셉 고든 레빗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제16대 대통령 링컨. 스티븐 스필버그가 링컨의 마지막 4개월을 담아냈다. 링컨으로 완벽 빙의된 대니얼 데이 루이스는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추천작으로도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굿모닝 프레지던트> 감독 장진 / 출연 이순재, 장동건, 고두심, 임하룡, 한채영
장진 감독 특유의 유머로 대통령을 평범한 한 인간의 관점으로 풀어낸다. 로또 당첨금 244억원 앞에 속앓이하는 대통령(이순재), 첫사랑 앞에선 한없이 소심한 싱글 대통령(장동건), 이혼 위기에 처한 여자 대통령(고두심). 세 대통령의 청와대 비하인드 스토리.
<아이언 마스크> 감독 랜들 월리스 /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레미 아이언스, 존 말코비치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를 원작으로 한 작품. 루이 14세의 폭정 속에 분노한 삼총사가 철가면을 쓰고 비밀 감옥에 갇힌 루이 14세의 쌍둥이 동생을 구출하러 간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루이 14세와 지하 감옥에 갇힌 쌍둥이, 1인2역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