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D]
[digital cable VOD] 감시할 것인가 감시당할 것인가
2013-10-03
글 : 이화정
감시를 소재로 전혀 다른 곳에 다다른 영화 2편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감독 토니 스콧 / 출연 윌 스미스, 진 해크먼, 존 보이트

<감시자들> 감독 조의석, 김병서 / 출연 설경구, 정우성, 한효주, 진경

경찰청 내 특수팀 감시반원을 소재로 한 <감시자들>의 원조는 역시 토니 스콧 감독의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가 아닐까 싶다. 엄연히 유내해 감독의 <천공의 눈>이라는 원작이 존재하지만, 도심 숲에 빼곡히 존재하는 상상 초월의 감청을 충격적으로 깨닫게 해준 ‘원조’의 공은 역시 토니 스콧 감독에게 돌려야 할 것 같다.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1998)는 개봉한 지 벌써 15년이 지난 구작이지만, 영화 속 각종 CCTV, 위성 시스템 등이 결합된 감시 테크놀로지는 지금 봐도 그리 어색하지 않다. 액션 블록버스터인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는 국가안보국의 감청, 도청 행위의 법적 정당성에 관해 정면으로 문제제기한 작품이기도 한데, 그 폐해를 보여주는 방법이 설교조의 고리타분함이 아니라 영화적 엔터테인먼트로 충만하다. 도청과 감청의 각종 자료 조작으로 강직한 변호사에서 졸지에 직장 잃고 부인의 신뢰도 잃고 살인자로 몰리는 도망자 딘(윌 스미스)의 긴박한 달리기를 가슴 졸이며 즐기는 동안, 관객은 민간사찰의 부당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분명한 정치색을 표방한 용감무쌍한 영화다.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의 눈이 폭력의 시선이라면, <감시자들>의 눈은 보호의 시선이다. <감시자들>의 주인공들이 뒤쫓는 이는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의 무고한 시민이 아니라 국적불명, 정체불명의 범죄자 제임스(정우성)다.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가 도심 곳곳을 달리며 발견한 ‘나쁜’ 감시의 눈이, <감시자들>에서는 범죄를 소탕할 ‘좋은’ 눈으로 드러나고 쓰인다. 그러니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에서 절대 허용하지 말아야 할 민간사찰은 <감시자들>에서 ‘불법사찰’의 규칙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적극 활용해야 할 도구가 된다. 첨단 시스템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가운데, 서울 곳곳을 종횡무진 누비는 <감시자들>의 추격전은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만큼 흥미롭다. 도심 추격전이라 점에서 두 영화는 한데 묶이지만,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다른 탓에 관람 후 뒷맛은 전혀 상이하다.

<나우 유 씨 미: 마술사기단> 감독 루이 레테리에 / 출연 제시 아이젠버그, 마크 러팔로, 우디 해럴슨, 멜라니 로랑
<오션스 일레븐>을 능가할 범죄 사기단이 출현했다. 단 3초 만에 은행을 터는 마술사기단 ‘포 호스맨’은 라스베이거스 무대에서 쇼를 하며 파리 은행에 있는 돈 2천억원을 빼돌린다. CG도, 특수효과도, 대역도 모두 거부한 100% 리얼한 마술 사기쇼.

<마지막 4중주> 감독 야론 질버먼 / 출연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 크리스토퍼 워컨, 캐서린 키너
결성 25주년 공연을 앞둔 세계적인 현악 4중주단 ‘푸가’. 스승과 제자, 부부, 옛 연인, 친구로 알고 지냈던 이들이 한순간 복잡하게 얽히면서, 인생이라는 어려운 연주와 맞닥뜨린다. 그들의 연주는 불협화음이지만, 배우들의 연기 하모니는 최상이다.

<가시꽃> 감독 이돈구 / 출연 남연우, 양조아
10년 전, 성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만난다. 극단적인 설정 속에서 인간의 죄의식에 관해 질문을 던진다. 이창동 감독의 주제의식과 박찬욱 감독의 잔혹미학을 결합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300만원의 적은 제작비로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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