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기야 도망쳐!
할배들이 가고 누님들이 온다. 나영석 PD의 배낭여행 프로젝트 2탄 <꽃보다 누나>의 캐스팅도 막강하다. 윤여정, 김자옥, 김희애, 이미연, 그리고 서지니를 대신할 비운의 젊은 짐꾼 이승기. 티저도 나오기 전부터 ‘승기야 도망쳐’라는 부제가 화제다. 제작진과 출연진은 10월31일 열흘 일정으로 크로아티아로 출국했으며, TV에서는 11월 말에 만날 수 있을 예정이다.
버려진다는 것
버려진 것에 대한 가치를 돌아보고 디자인적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디자이너, <디자이너 생각 위를 걷다>의 저자로 유명한 나가오카 겐마이의 디자인 리사이클링숍 ‘디&디파트먼트’의 서울 지점이 11월9일 MMG 이태원점 내에 오픈한다. 일본의 도쿄, 오사카, 시즈오카, 삿포로, 오키나와, 가고시마점에 이은 8호점으로, 해외 오픈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것이 아닌 버려진 것, 오래된 물건도 존재 가치를 인정받는 ‘생각 있는’ 공간이다.
이중섭, 박수근, 천경자 김기창이라니
<명화를 만나다-한국근현대회화 100선>전이 열렸다. 도전적인 실험정신부터 최절정기의 완숙함에 이르기까지 한국 미술사에 큰 업적을 남긴 57명의 화가들이 남긴 100점의 미술작품을 통해 근현대 회화의 진수를 살필 수 있는 자리다. 20년대부터 70년대까지 인고의 세월을 살아남은 작품들은 오늘날 우리에게 20세기의 정신과 삶을 오롯이 일깨워줄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2014년 3월30일까지.
폴 형, 느낌 아니까~
얼마간은 시큰둥한 마음으로 폴 매카트니의 신보 ≪NEW≫를 첫 트랙부터 듣다가 여섯 번째 트랙 <NEW>에서 움찔하며 그리운 감정의 폭발에 놀랐다. 비틀스의 어떤 음반이건 한때 아침저녁으로 반복재생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러니 역설이다. 가장 올드한 넘버에 <NEW>라는 제목이 붙었고, 그리운 그 감성을 자극하는 21세기의 트랙이 되어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깨알 같도다
마이크 와조스키의 고생스런 학창 시절에 조금이라도 마음이 찡했다면 반드시 돌아볼 것. 2D 버전, 3D 버전, 한국어 더빙 버전을 모두 수록한 <몬스터 대학교> 한정판 스틸북 블루레이 콤보팩이 11월27일 출시된다. 픽사 영화에서만 깨알같이 맛볼 수 있는 단편애니메이션도 역시 디스크에 포함됐다. 스틸북이라는 데서 한번, 한정판이라는데서 두번 귀가 솔깃할 패키지다.
we gotta 밤새~
쏟아지는 연말 콘서트 가운데 딱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단연 싸이의 올나잇스탠드 2013 <달밤에 체조>가 아닐까. 점잖아(?) 보이지만 놀 땐 노는 사나이, 때가 되면 완전 미쳐버리는 사나이 싸이가 광란의 밤을 약속한다. 그동안 국내 무대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웠던 그의 구령에 맞춰 2013년의 뒤꽁무니에 격하게 안녕을 고해보자.
동지여, 부산에서 접선 오케이?
우리나라 코스프레 동호인들의 최대 성지는 어디일까? 서울? 경기도? 아니 부산이다. 국내 최대의 게임쇼 지스타 2013이 11월14일부터 17일까지 4일간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다. 올해 지스타는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 참가로 국내 게임사들의 동향은 물론 해외 신작 게임의 라인업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게임산업이 위기에 몰린 요즘, 한국 게임산업의 위상을 직접 확인해보시라.
미드나잇 인 파리
제주에서 “오 샹젤리제~”.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제주프랑스영화제는 프랑스영화를 통해 프랑스 문화를 제주 지역에 소개하고자 주한 프랑스문화원에서 기획한 무료 영화제다. ‘사랑해, 파리’라는 슬로건을 내건 영화제는 3일만 짧게 진행되지만, 어느 때보다 알찬 상영작 리스트를 자랑한다. 클로드 샤브롤과 프랑수아 트뤼포의 영화에서부터 <시작은, 키스> <파리의 도둑고양이> 같은 아기자기한 소품까지 스크린 여행을 통해 파리의 정취에 흠뻑 취해보자. 11월15일부터 17일까지 제주시 산지천 일대에 위치한 영화문화예술센터(옛 코리아극장)에 마련된다.
핸콕 형님 오셨습니까
‘재즈계의 카멜레온’ 허비 핸콕이 충무아트홀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2008년 ≪River: The Joni Letters≫로 그래미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한 그는 1940년생의 노장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뮤지션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보컬이나 코러스가 포함되지 않은 순수한 밴드 형태로 진행되기에 피아노 연주자로서 허비 핸콕의 진면목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다. 11월8일 저녁 8시 단 한 차례의 공연뿐이다.
이태원 블루스
<이주요: 나이트 스튜디오(night studio)>
장소: 아트선재센터
기간: 2014년 1월12일까지
문의: artsonje.org
<큰 흑인, 작은 흑인> <두려움> <쿨링 시스템> <방범창> <시장길> <생선장수>. 모두 작가 이주요가 자신의 작업에 붙인 이름이다. 또 다른 공통점은 위 작업의 ‘고향’이자 ‘출발점’은 서울 이태원이라는 것.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작가가 이태원 작업실에서 보고 느끼고 만들었던 감각을 동원한 작업들이다. 이주요는 20여년간 네덜란드를 비롯한 여러 나라를 이동하며 활동해오다 이태원 시장길 초입에 처음으로 개인 작업실을 마련했다. 이 작업실에서 작가는 크고 작은 불안감과 마주해야 했고, 밤이 되면 불면증에 시달렸다. 다양한 이주민들이 사는 밤이 더욱 시끄러운 동네 이태원은 작가에게 주어진 미지의 공간이었다. 작가는 자신의 삶의 공간이자 창작 장소인 작업실을 한정된 인원에게 공개하는 네번의 ‘오픈 스튜디오’를 열었다.
이주요의 개인전 <나이트 스튜디오>는 이태원 작업실에서 시작된 스토리, 이미지, 공간, 사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한 일련의 흐름 위에 이태원 안팎이 공존한다. 작업실 안에서 감지하는 바깥 소리와 사람들의 움직임, 크고 작은 사건들이 한축에 있는가 하면 작업실 조건에 반응하는 작업들이 또 한축을 이룬다. 작가는 폐기되기 직전의 재료를 수집해 다시 다른 구조의 사물로 만들어낸다. 한여름에 작업실을 찾은 이들을 위해 제작한 선풍기와 얼음덩어리를 활용한 냉방 장치인 <쿨링 시스템>, 침입자를 막기 위해 작업실 창가에 놓은 <방범창>은 자신의 공간을 스스로 ‘고안’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창작물이다. 이태원의 작업실은 지금 없지만 작가는 여전히 낮과 밤의 작업실을 꾸리며 살아간다. 이번 개인전은 전시장으로 장소를 이동한 작가의 또 다른 초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