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가족의 복수를 꿈꾸는 그녀 <더 파이브>
2013-11-13
글 : 주성철

은아(김선아)는 정체불명의 살인마로부터 처참히 짓밟히고 사랑하는 남편(조한철)과 딸(김현수)마저 잃고, 자신 또한 하반신 마비 불구가 된다. 그로부터 2년 뒤, 은아는 몸이 불편한 자신을 대신해 복수를 실행할 네 사람을 모은다. 그들은 모두 장기가 필요한 사람들이다. 은아는 복수가 성공하면 자신의 몸을 그들에게 제공하겠다는 위험천만한 거래를 제안한다. 흥신소에서 일하는 정하(이청아)는 살인마의 위치를 탐색하고, 탈북자 출신인 남철(신정근)은 살인마의 집에 침투하고, 조폭 출신의 대리운전사 대호(마동석)는 타고난 힘으로 살인마를 제압하고, 외과의사인 철민(정인기)은 그들을 후방에서 지원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을 창조주로 여기며 어린 영혼들을 제물로 삼는 살인마 재욱(온주완)의 존재가 드러난다. 하지만 살인마의 집도 직업도 알게 된 그 순간, 그가 반격을 시작한다.

<더 파이브>는 2011년 포털 사이트 ‘다음’에 연재된 동명 웹툰의 영화화다. 흥미로운 것은 원작자인 정연식 작가가 <순정만화>(2008), <이웃사람>(2012)의 강풀 작가, <이끼>(2010)의 윤태호 작가처럼 원작자의 자리에 머물지 않고 직접 감독으로 나섰다는 점이다(물론 <더 파이브>는 맨 처음 시나리오로 완성된, 그러니까 정연식 작가 스스로가 감독을 꿈꿨던 경우다). 그것은 <더 파이브>의 중요한 장점이다. 가족의 복수를 꿈꾸는 은아의 황폐한 내면과 전혀 죄책감 없는 살인마의 극단적인 감정을 능숙하게 오간다.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 위기에 몰린 재욱이 오히려 역습을 시작할 때 그 반전의 긴장감은 꽤 흥미롭다.

더불어 <더 파이브>는 <도가니>(2011)로부터 촉발됐다고 여겨지는, 그러니까 <7번방의 선물>(2012)과 <소원> (2013) 등으로 이어지는, 반인륜적 범죄를 향한 개인의 사적인 복수나 극복을 그린 일련의 사회드라마 속에 놓인다. 이들 영화에서 공권력은 하나같이 무능한데, <더 파이브>의 담당 형사(이준혁) 역시 은아의 얘기를 듣는 척하며 중국집 메뉴판의 메뉴를 고르고 있고, 중요한 전화가 걸려왔을 때는 그저 발톱을 깎고 있다. 한편, 웹툰의 팬이라면 대대적인 변신을 감행한 김선아 못지않게 마동석을 보며 눈이 즐거울 것이다. <이웃사람>에서도 302호의 험상궂은 사채업자 ‘혁모’를 거의 빈틈없이 표현해냈던 그가, <더 파이브>에서도 싱크로율 100%의 조폭 출신 대리운전사 ‘대호’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아마도 ‘웹툰 전문 배우’라는 칭호를 붙여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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