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어른이 된다는 건 마음을 잃는 것” <극장판 요술공주 밍키: 꿈속의 윤무>
2013-11-13
글 : 정지혜 (객원기자)

지구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꿈의 나라 페나리나사에서 요술공주 밍키가 돌아왔다. 마법을 이용해 어른으로 변신할 수 있는 꼬마 밍키(김현지)는 부모를 태운 비행기가 남태평양의 섬 근처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는다. 알고 보니 섬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엄청난 에너지가 터져나오고 있었던 것. 더 놀라운 건 그 섬이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어린이들과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어른들이 모인 ‘어린이 나라’라는 사실이다. 어린이 나라를 만들어온 피터(신용우)는 에너지를 뺏는 데 눈먼 어른들을 보면서 자신은 절대로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고 밍키에게 말한다. 마침내 어린이들은 신비한 에너지를 이용해 악당 어른들로부터 무사히 섬을 지켜내고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던 본래의 시간으로 되돌아간다.

1980, 9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내며 TV 좀 봤다면 <요술공주 밍키: 꿈속의 윤무>의 극장판 개봉 소식에 귀가 솔깃할 만하다. 어린 시절, 어른들처럼 키도 커지고 예쁜 옷도 입길 바랐던 환상을 채워주는 밍키의 변신 마술은 여전히 그대로다. 추억의 만화를 다시 본다는 것만으로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데, 세월이 더해진 관객은 어린이 나라를 보며 새로운 감회를 느끼기도 할 것이다. “어른이 된다는 건 마음을 잃는 것”이라 말하며 저밖에 모르는 어른의 세계를 철저히 거부하는 피터 앞에서 마술로 쉽게 어른이 될 수 있는 밍키는 처음으로 어른이 된다는 걸 고민하게 된다. 밍키의 고민은 밍키를 보고 자란 관객이 자신에게 할 법한 질문이기도 하다. 어쨌든 어른의 세계로 나아가보자는 밍키와 싸움도 전쟁도 없는 어른의 세계는 불가능하다는 피터. 이들처럼 제각각 다른 답을 찾았을 그때 그 시절의 관객이 앞으로 또 다른 답을 찾아갈 지금의 아이들과 <요술공주 밍키…>를 함께 본다면, 그것도 나름의 추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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