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입대를 이틀 앞둔 윤성(고경표)은 총각 딱지를 떼야 한다는 친구들에게 끌려 사창가를 기웃거리면서도 들어가진 않는다. 그 사실을 안 여자 친구 은주(한서진)는 화를 내지만 윤성은 끊임없이 은주에게 잠자리를 하자고 조른다. 윤성의 성화에 못 이겨 은주는 같이 여관에 들어가지만 결국 그냥 나온다. 은주의 언니 성주(차현정)는 간만에 휴가를 얻어 남자 친구인 백두(송삼동)와 함께 여행을 간다. 임신한 성주는 비정규직인 데다 백두가 아직 취직이 안돼 걱정이지만 곧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결혼할 꿈에 부풀어 있다. 여행 도중 회사에서 갑자기 퇴출 통보를 받은 성주는 설상가상으로 백두에게 애를 지우자는 얘기를 듣는다. 화가 난 성주는 혼자 차를 몰고 서울로 올라간다. 한편 포기하지 않은 윤성은 언니가 여행 갔다는 은주의 말에 밤늦게 은주의 집까지 찾아간다. 거사를 앞둔 찰나 성주가 집으로 돌아온다.
영화는 이십대 초반부터 서른까지 이 시대 우리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시대 청춘들의 삶은 고단하다. 비정규직은 전화 한통으로 가차없이 잘리고 단순 물류직에도 토익 시험을 봐야 하는 백두의 영어 발음은 한없이 순수하다. 성취하고 싶은 욕망은 한 발자국씩 끊임없이 도망가고 은주는 아르바이트를 구했다며 성주에게 학자금 대출은 자기가 갚아나가겠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영화는 유쾌하다. 그들의 힘든 삶을 힘들게 보여주지 않는다. 영화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아기자기하고 발랄하게, 삶의 비애를 웃음 속에 버무린다. 때론 비굴하고, 때론 남자답고, 때론 귀엽고 능청스러운 고경표의 연기는 영화에 유쾌함을 더한다. 영화의 장점 중 하나는 그 시절, 그 나이일 때에 사회가 요구하는 것들 때문에 누구나 한번쯤 겪어보고 고민했던 모습들을 겉멋 안 부리고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들을 지배하는 시스템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사랑이 있기에 그들은 서로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