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시간의 축을 뛰어넘다 <슈타인즈 게이트: 부하 영역의 데자뷰>
2013-12-04
글 : 정예찬 (객원기자)

오카베 린타로는 미래 가제트 연구소를 설립해 해괴한 발명품들을 만드는 자칭 ‘광기의 매드 사이언티스트’다. 그와 연구소 동료들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 과거로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D메일’ 장치를 발명하게 되어 과거에 개입하게 되지만, 과거를 조종하려는 시도는 동료들을 죽음으로 몰게 하는 비극으로 돌아온다. 그들이 찾아낸 한 줄기 빛은 평행세계다. 오카베는 시간의 축을 뛰어넘어 가장 이상적으로 보이는 슈타인즈 게이트 세계선에 도달하나, 시간이동의 부작용으로 현실에서의 모든 사건마다 데자뷰를 겪는다. 기억에 과부하가 걸린 그는 또 다른 세계선으로 도피하려 하고 동료들은 그를 되찾으려 기억을 거슬러 올라간다.

<슈타인즈 게이트: 부하 영역의 데자뷰>는 TV시리즈 <슈타인즈 게이트>가 원작이며, 이는 다시 동명 게임을 원작으로 한다. 이번 극장판은 TV시리즈의 엔딩에서 1년이 흐르고 난 뒤의 시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2011년 국내에서도 방영된 바 있는 TV시리즈는 시간여행이라는 새로운 소재와 더불어 웰메이드 애니메이션이라는 평가를 받아 두터운 팬층을 형성한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도 원작의 제작진과 성우들이 다시 모여 그 명성을 이어간다.

이 작품은 평행이론의 개념을 ‘세계선’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하여 시간여행의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단지 아쉬운 점은 24부작의 TV판에서 자세히 소개되었을 시간여행이론과 캐릭터들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 처음 접하는 관객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며 이론의 근거들과 뒤섞인 시간의 흐름을 파악하려 애쓸 필요는 없다. 감독의 안내를 따라 시간여행을 하다 보면 어느새 슈타인즈 게이트 세계선에 들어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게임과 TV시리즈 팬이라면 극장판의 개봉 소식만으로도 충분히 설렐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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