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존재하지 않는 공룡의 세계 <다이노소어 어드벤처 3D>
2013-12-18
글 : 윤혜지

초식공룡 파키리노사우루스 형제 중 가장 작고 연약하게 태어난 파치(배우 이광수)는 이리저리 치이기 일쑤다. 하지만 호기심 많고 총명한 파치는 형제들의 놀림에 기죽지 않고 여기저기 참견하고 다닌다.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리더인 파치의 아버지를 따라 이동하던 무리는 흉포한 육식공룡 고르고사우루스의 공격을 받는다. 파치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가족을 보호하려다 목숨을 잃고 파치는 형 스카울러(성우 이광수), 친구 주니퍼(소연), 알렉스(배한성)와 함께 야생의 벌판에 내던져진다. 무리에서 한참이나 뒤떨어져 길을 잃어버린 파치 일행은 다시 무리에 합류하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시작한다.

이야기는 어린이 관객을 공략하는 여타의 성장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보편적인 스토리를 바탕으로 영리하고 꼼꼼하게 만들어진 기획영화다.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던 조악한 공룡 해설 영상과는 비교가 안 되는 양질의 에듀테인먼트 콘텐츠기도 하다. 다른 종의 공룡이 나올 때마다 자막과 해설이 따라붙는데 물론 재빠르게 넘어가기 때문에 극의 진행에는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는다.

존재하지 않는 공룡의 세계는 전적으로 훌륭한 기술 덕에 완성됐다. <BBC> 다큐멘터리 <공룡대탐험>을 3D영화로 재구성한 <다이노소어 어드벤처 3D>(이하 <다이노소어>)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3D 프로덕션인 카메론페이스 그룹, CGI회사 애니멀로직과 영화제작사 에버그린 프로덕션이 힘을 합친 작품이다. 원시의 자연을 그대로 재현한 배경은 알래스카와 뉴질랜드의 풍광을 실사로 촬영한 뒤 CG로 손보아 만들었다. 공룡의 특성상 표정 변화가 거의 없음에도 캐릭터들은 제작진과 성우들의 힘으로 생생하게 살아나 관객을 홀리는 데 성공한다. 앞으로 공룡에 관한 영화는 <다이노소어> 이후부터 새롭게 논의되어야 할 것 같다. BBC 어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닐 나이팅게일, <뮬란> <아더 크리스마스>를 연출한 베리 쿡의 합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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