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엔 그루브~
크리스마스를 크리스마스로 만드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선물, 누군가에게는 파티, 그리고 많은 이들에게는 캐럴. 메리 J. 블라이즈의 ≪A Mary Christmas≫는 머라이어 캐리의 전설적인 캐럴 음반처럼은 아닐지 몰라도 기본기에 충실하다. <Little Drummer Boy>가 첫곡으로 실린 이 앨범에서 그루브를 느낄 수 있는 <This Christmas>를 특히 추천한다. 이 앨범을 틀어놓으면 집안 가득 크리스마스가 차오르는 것 같다.
내일의 태양을 체크하세요
가는 해 잡을 수 없고 오는 해 막을 수 없다. 말의 해, 2014년을 온몸으로 맞고 싶다면 해돋이 명소의 클래식, 강릉 정동진, 제주 성산일출봉 등으로 떠나봄직하다. 하지만 서울 안에 발이 묶여 있는 처지라면 서울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뜬다는 아차산에 올라보자. 울릉도를 찾거나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서 보는 해도 고된 만큼 더 반가울 것 같다. 이외 서울 남산, 인왕산, 부산 해운대에서도 해돋이 축제가 열리니 미리 체크해둘 것.
빈집이… 아닌가봉가
귀신들린 집으로 이사를 갔다가 무시무시한 일을 당한 페튼 가족의 실화를 다룬 영화 <컨저링>이 블루레이로 발매된다. <쏘우> 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제임스 완의 내공을 다시 한번 확인케 하는 본격 호러다. 부록에 실제 페튼 가족의 증언도 실려 있다.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영화”는 홍보문구로 보게 만든 다음에 진짜 무서운 장면을 마구 퍼부어댈 뿐 아니라 미국에선 R등급까지 받은 영화이니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고 보시길.
왜 태어났니
어린아이가 등장하는 만화라고 해서 꼭 따뜻하고 귀엽고 명랑하라는 법은 없다. <짱구는 못말려>와 <심슨 가족>을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는 일. 이 요상하고 중독성 있는 블랙코미디 리스트에 마쓰야마 하나코의 <아이실격>을 추가할 것. 전생에 죽던 순간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는 염원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만을 기억하는 아이, 노조미의 출생에서부터 가족과의 관계, 유치원에서의 대인관계에 얽힌 이야기가 이어진다.
눈 정화, 마음 정화
<내셔널 지오그래픽 두 번째 이야기: 아름다운 날들의 기록전>이 울산 현대예술관 미술관에서 열린다. 125년에 달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역사 가운데 특별히 아름다운 124점의 사진을 엄선했다. ‘생명력 넘치는 길짐승들’, ‘열정 가득한 수중생물들’, ‘마음을 흔들어놓는 풍경들’, ‘자연의 일부였던 사람들’ 등으로 구성됐다. 2014년 3월2일까지 진행되는데 2014년 1월10일까지는 1천원 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다. 2014학년도 수험표도 올해까진 유효하다. 12월 22일까지는 무료로, 31일까지는 50% 할인받을 수 있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영하의 온도와 차디찬 바람이 반가울 때도 있다. 비로소 얼음낚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얼음 사이로 줄줄이 딸려 올라오는 빙어를 곧바로 초장에 찍어먹는 그 맛은 축제의 현장이 아니라면 결코 맛볼 수 없는 백미 중의 백미. 빙어축제뿐만 아니라 송어축제, 산천어축제 등 전국 곳곳에서 얼음낚시축제가 열린다. 가족과 함께 낚시와 눈썰매, 얼음썰매 등 다양한 놀거리와 풍성한 먹거리로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보자.
축구도 박싱 데이!
크리스마스 연휴를 전후로 한 기간을 박싱 데이라 한다. 유럽 축구 리그에서는 경기 일정이 가장 빡빡한 시기다. AC밀란과 인터밀란이 맞붙는 밀란 더비(12월23일 새벽 4시45분), 아스널과 첼시가 격돌하는 북런던 더비(12월24일 새벽 5시) 등 굵직굵직한 게임이 기다리고 있다. 2013 홍명보 자선축구 경기는 12월29일에 열린다.
그대는 속히 예매하도록 하여라
뭇 여성들로 하여금 ‘훤앓이’를 하게 했던 <해를 품은 달>이 뮤지컬로 돌아온다. 맞다, 잊으려 하였으나 잊지 못했던 바로 그 <해품달>이다. 한폭의 수묵화 같은 무대와 한국의 정서를 담고 있는 의상, 아름다운 색채를 표현한 조명 등의 완벽한 구성으로 원작 소설이나 드라마보다 더 생생한 감동을 선사한다. 강한 그리움만큼 강력한 주술은 없다. 그대는 속히 예매사이트에 접속하도록 하여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2014년 1월18일부터 2월23일까지.
웹에서 드라마를?
김선권 작가의 동명 웹툰을 바탕으로 한 웹드라마 <후유증>(제작 오아시스픽쳐스, 연출 김양희)이 내년 1월6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처음 공개된다. <후유증>은 추락사 이후 타인의 운명을 보게 된 초능력 고등학생 안대용의 성장스토리로, ‘제국의 아이들’의 멤버 김동준이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김선권 작가의 웹툰만큼 웹드라마 <후유증>의 후유증도 클지, 일단 1월6일까지 기다려보자.
난세 전문가
<삼국지 가후전>
한국에서 이상하리만큼 인생교과서 취급을 받는 작품이 바로 <삼국지>다. 각양각색의 지도력과 도덕관념을 지닌 캐릭터들이 충돌하는 이야기가 드라마틱하고, 나름대로 난세로 인식되는 오늘날 우리의 사회생활 속 여러 장면에 적용할 만한 교훈이 주는 느낌을 받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제후들이 자신의 욕심에 따라 서로 전쟁을 벌이는 이야기인데, 그것이 바로 ‘난세’의 모습이다.
<삼국지 가후전>(글 마사토끼/그림 브레이브치킨/레진코믹스)은 그 난세에 가장 잘 적응해 활약한 지략의 장수, 가후를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이다. 작품에서 가후는 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눈앞의 호기심을 위해 비상한 머리를 쓰는 능력을 발휘하며, 자신의 계획 안에서는 늘 도박을 벌이지만 기본적으로는 뛰어난 현실감각으로 처세하는 덤덤한 기재를 지녔다. 다시 말해 마사토끼 스토리작가 특유의 주인공상에 가깝게 해석된다. 그런데 그 위에 그림을 맡은 브레이브치킨 작가의 박력 있는 필치가 더해지자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순간순간 폭발하는 광기에 가까운 일면이 드러난다.
가후는 세치 혀로 다른 이들을 싸움 붙이거나, 도적들로부터 몸을 지키고, 거친 장수 동탁의 신뢰를 얻으며, 동탁의 세력을 불려나간다. 한때 <삼국지> 다시 읽기 붐이 일면서 현대적 맥락에서 조조를 유능한 리더로 재해석하는 시도가 상당히 많았는데, 천하통일을 위해 달려가는 보스를 보며 교훈을 얻을 구석은 많지 않다. 그보다는 처세를 하며 살아가고 특정한 역할을 맡은 분야 전문가로서, 상황을 만들고 판을 그려내는 모습이 더 긴밀하게 우리의 현실과 맞닿을 듯하다. 유려한 대하서사극으로서는 ‘폼’나지 않지만, 바로 그렇기에 더 매력적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