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디즈니가 각색한 또 하나의 안데르센 동화 <겨울왕국>
2014-01-15
글 : 이지현 (영화평론가)

타고난 비밀스런 재능 때문에 치명적 실수를 저지른 아렌델 왕국의 첫째 공주 엘사(이디나 멘젤)는, 두려움에 떨며 독방에 갇혀 고독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마침내 그녀가 여왕으로 즉위하는 날, 엘사는 지금껏 숨겨왔던 강력하고 신비한 능력을 군중 앞에 드러낸다. 손에 쥐는 물건마다 얼어붙고,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면 심지어 여름도 겨울로 만드는 저주와도 같은 능력이 만천하에 공개된 것이다. 마침내 그녀는 북쪽 산으로 도망치고, 홀로 그곳에서 얼음궁전을 지어 지내게 된다. 그렇게 ‘눈의 여왕’이 탄생하지만, 그런 언니를 두고볼 수 없는 낙관적인 성격의 여동생 안나(크리스틴 벨)는 그녀를 찾아 숲으로 떠난다. 그 과정에서 안나는 까칠한 매력의 얼음장수 크리스토프(조너선 그로프)와 만나고, 영원히 얼어붙은 왕국을 구해내기 위해 함께 고군분투한다.

1990년에 개봉한 <인어공주>에 이어, 디즈니는 이번에도 안데르센 원작의 동화 <눈의 여왕>을 각색해 선보인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은 크리스 벅과 제니퍼 리의 공동연출작으로, 오랜만에 만나는 여성감독 제니퍼 리는 시나리오 개발에 초점을 두고 일했다고 한다. 엘사를 제외한 나머지 주연, ‘한스, 크리스토프, 안나’의 이름은 원작자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세밀한 디테일에서 원작에 대한 오마주가 돋보이지만, 영화의 최대 강점은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새롭다는 데 있다. 불우한 능력도 주변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영화의 주제도 좋고, 왕자와 공주의 키스로 끝나는 클래식한 결말을 뛰어넘은 마지막 장면도 좋다. 주요 캐릭터 외 순록 ‘스벤’이나 초긍정 눈사람 ‘올라프’의 등장도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브로드웨이의 스타 작곡가 크리스틴 앤더슨 로페즈와 로버트 로페즈 부부의 뮤지컬 넘버들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극장에서 본편 상영 전에 1928년에 완성한 미키마우스 주연의 단편 <말을 잡아라!>의 3D 최신 버전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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