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리암 니슨의 고공액션 <논스톱>
2014-02-26
글 : 주성철

리암 니슨이 다시 한번 테러와 싸운다. 4만 피트 상공, 뉴욕발 런던행 비행기 안. 미 항공 수사관 빌(리암 니슨)의 휴대폰으로 “1억5천만달러를 입금하지 않으면, 20분마다 한명씩 죽이고 항공기를 폭파시키겠다”는 의문의 메시지가 도착한다. 옆자리 승객인 젠(줄리언 무어), 스튜어디스 낸시(미셸 도커리) 등 모두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그를 옥죄어온다. 그로부터 정확히 20분 뒤, 승객 중 한명이 살해당하는 테러가 발생한다. 엄밀하게 말하면 마약을 운반하고 있던 동료 수사관을 빌이 직접 죽여서 그가 첫 번째 사망자가 된 것. 그때부터 빌은 다음 20분이 오기까지 범인을 찾기 위한 사투를 시작한다. 하지만 문자메시지로만 교신하는 테러범이 알려준 은행계좌가 빌의 계좌로 드러나면서, 오히려 그가 테러범으로 몰리는 상황이 된다.

이미 환갑을 훌쩍 넘긴 리암 니슨은 <테이큰>(2008) 시리즈를 시작으로, <논스톱>의 자움 콜렛 세라 감독과 앞서 만났던 <언노운>(2011) 등에서 ‘보급형 제이슨 본’으로 활약해왔다. 젊은 맷 데이먼 못지않은 스피드는 물론이며 기존의 장 클로드 반담이나 스티븐 시걸보다 사리 분별력이 뛰어나다. 그는 뤽 베송이 각본과 제작을 맡은 <트랜스포터>(2002)를 통해 활짝 열어젖힌 다국적 B급 첩보액션 장르의 틈새시장을 개척한 새로운 히어로라고 칭해도 좋다. 주인공 스스로 자신의 무죄를 증명해야 한다는 설정은 역시나 ‘본’ 시리즈와 흡사하지만, <논스톱>이 그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모든 승객을 용의자로 설정하면서 공간을 비행기 안으로 한정한 것이다. 아톰 에고이얀의 <클로이>(2009)에서 줄리언 무어가 남편이자 교수인 리암 니슨의 외도를 의심했었는데, 그와 반대라는 설정도 흥미롭다. 그만큼 <테이큰>식의 액션 분량을 줄일 수밖에 없는 도전이었던 셈인데, 폐소공포증을 자아내는 긴장감은 제법 훌륭하지만 결정적으로 범인을 색출하기 위한 빌의 아이디어가 그리 뛰어나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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