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아프가니스탄에서 펼쳐진 ‘레드윙 작전’ <론 서바이버>
2014-04-02
글 : 이현경 (영화평론가)

<론 서바이버>는 2005년 아프가니스탄 산악지대에서 펼쳐진 ‘레드윙 작전’을 다룬다. 레드윙은 탈레반 부사령관 ‘아마드 샤’를 제거하기 위해 네이비실 정예요원 4명이 투입된 작전명이다. 제목 그대로 외롭게 혼자 살아남은 마커스 러트렐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의 매력은 실감나는 전투 신을 보는 것이다. 아니, 본다기보다 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무기와 장비들은 미 육/해/공군의 전폭적인 협조로 사실대로 재현된다. 육군은 치누크, 아파치 헬리콥터 등을, 해병대는 차량과 실제 해병 등을 지원했다. 바그람 공군기지 등 작전본부의 모습 역시 리얼리티를 십분 살리고 있다. 결과적으로, 레드윙 작전은 실패했다. 치누크 헬리콥터 한대가 산산조각났고 거기 타고 있던 작전 총괄 지휘자 에릭 크리스텐슨(에릭 바나) 소령과 16명의 특수부대원이 전원 사망했다. 이 일로 인해 고가치표적(high value target)을 제거하는 미군의 전략 자체가 수정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작전은 미국인들에게 성공한 작전 이상의 감동을 주었고 소설에 이어 영화까지 출현하게 된다.

마이클 머피(테일러 키치) 대위는 세명의 하사관과 함께 아프가니스탄 산악지대 숲속에 투입된다. 정찰 전문 매튜(벤 포스터), 통신 담당 대니(에밀 허시), 의무병이자 저격수 마커스(마크 월버그) 하사가 그들이다. 이들은 헬기에서 떨어지자마자 무언가 잘못됐다는 걸 알게 된다. 험한 지형조건 때문에 본부에서 제대로 낙하지점을 계산할 수 없었던 것이다. 통신마저 두절된 상태에서 네명의 요원은 100여명에 이르는 탈레반 무장 세력과 1박2일 동안 전투를 벌인다. 고도로 훈련된 최정예 군인들이었지만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암벽을 맨몸으로 구르는 사투를 벌이며 끝까지 싸우지만 한명씩 부상을 입고, 상황은 점점 악화된다. 영화의 이데올로기가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산악지대에서 최소 인원이 벌이는 전투 장면은 놓치기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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