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짱구 시리즈 21번째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엄청 맛있어! B급 음식 서바이벌!>
2014-04-02
글 : 윤혜지

핫도그, 전, 크로켓, 카레라이스 등 푸짐한 길거리음식이 널린 B급 음식 대축제장. 그중 제일은 장인이 전설의 소스를 이용해 만드는 볶음국수다. A급 음식 신봉자인 로열 황태자(이광수)는 축제장에 쳐들어가 B급 음식을 모두 없애려 한다. 한편 짱구(박영남)와 친구들은 부모 몰래 축제에 가서 볶음국수를 먹을 계획을 세우고 축제장으로 출발한다. 소스를 운반하던 미녀는 로열 황태자가 보낸 요원들에게 쫓기던 중 짱구 일행을 만나 소스를 짱구와 친구들에게 맡긴다. 짱구와 친구들은 먼 길을 떠나며 소스 항아리까지 떠안게 된다.

전편에서 우주의 운명을 책임질 기로에 놓였던 짱구가 다시 떡잎마을로 돌아왔다. 시리즈의 원래 성격대로 소소한 소재를 잔뜩 부풀린 이야기다. 지나치게 황당무계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유머가 절로 웃음을 유발하는데 스테이크, 캐비어, 푸아그라, 송로버섯 등 고급 음식재료의 의인화가 귀엽고 참신하다. 짱구 일행이 카트를 타고 A급 요리사들의 주방을 누비게 되는 추격 장면도 박진감이 넘친다. 스테이크고 나발이고 배고플 땐 무조건 후다닥 해먹을 수 있는 요리가 제일이라는 단순한 교훈마저도 더없이 흡족하다.

짱구와 가족을 중심으로 전개됐던 지난 극장판들에 비해 이번 시리즈는 짱구와 친구들의 관계가 부각됐다. 짱구와 친구들이 긴 여정을 함께하는 동안에 생겨난 작은 에피소드들이 모여 어린이들의 우정에 관한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를 이룬다. “식사는 소중한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한다”라는 감독의 말대로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교훈과 유머를 잘 섞어넣은 것이 이번 시리즈의 가장 훌륭한 점이다. 심지어 로열 황태자가 B급 음식을 혐오하게 된 사연이 플래시백으로 설명될 때와 볶음국수를 처음 먹어본 로열 황태자가 놀란 표정을 지을 땐 악당인 줄만 알았던 그의 짠한 모습에 어쩌면 찔끔 눈물짓게 될지도 모른다. 전체 짱구 시리즈에선 21번째 극장판이고, 국내에선 다섯 번째로 개봉하는 짱구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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