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남-녀 심리학] 썸 VS 어장관리
2014-04-26
글 : 이한빛 (캠퍼스씨네21 대학생기자)
글 : 정예찬 (객원기자)
<건축학개론> 승민&서연

Act. 승민 : (머뭇거리며) 저기 첫눈 오는 날 뭐해? 서연 : 첫눈? 그거 언제 오는데? 승민 : 글쎄 보통 겨울에 때 되면 오지 않을까. 서연 : 우리 그날 만날까? 재밌겠다. 그럼 첫눈 올 때 너네 동네 그 빈집에서 만나자. 어때? 승민 : (못 이기는 척) 뭐 그러든가…. 서연 : 약속! (하지만 첫눈 오는 날, 승민은 약속 장소로 나가지 않았다.)

영화나 드라마, 소설 속 연인들의 행동에 숨겨진 연애의 본심이 궁금하다. ‘연애의 신’이 되고픈 이한빛 대학생 기자와 ‘전 여친에게 크게 데여’ 새로운 만남이 두려운 정예찬 기자가 그 여자의, 그 남자의 가려진 속내를 들춰준다. 이 글은 내 애인의 행동 하나하나에 의문을 품게 할 수도 있지만, 나에게 맞는 짝을 잘 찾을 수 있는 힌트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첫 작품은 ‘썸타기’(혹은 어장관리)의 정석 <건축학개론>의 승민(이제훈)&서연(배수지) 커플이다.

정예찬 서연은 여자답게 살짝살짝 아닌 척 내숭 떨면서 호의를 전달했다지만 연애에 젬병인 승민은 그 속내를 알아차릴 리가 없다. 서연은 강남 선배 재욱(유연석)때문에 건축학개론 수업을 듣는다고 했으며, 돈 많은 남자에게 시집갈 거라는 희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승민의 입장이라면 서연이 진짜 사랑하는 대상이 자신인지 강남 선배인지 헛갈릴 수 있다는 것. 여기에 강남 선배가 키 크고 잘생기고 돈 많은 훈남이라는 열등감까지 겹치면 여자를 모르는 이 스무 살 남자는 서연이 정말 자신을 사랑하는지 아니면 그냥 친한 친구일 뿐인지 도무지 확신할 수 없어지는 것이다.

이한빛 남자가 고백을 못하는 이유가 확신이 없어서라고? 얼마나 더 신호를 줘야 알아차릴 수 있을까. 답답함을 넘어 안타까울 정도다. 하지만 극 중반쯤을 넘어서면서 그 답답함은 갑갑함을 넘어 멍청하게 보이는 경지에까지 이른다. 좋아하는 여자가 술에 취한 채 선배와 들어가는 걸 목격하고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승민의 모습에서 ‘저건 진짜 바본가’ 하는 생각이 들 지경. 같이 밥을 먹고, 사진을 찍으러 다니고, 여행까지 가는 이상한 친구 사이.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까지 했다면 거의 확실한 것 아닌가. 서연은 의문스럽다. 이 멍청한 녀석이 언제쯤 고백을 해올지.

*썸 [명]: 흔히 썸남, 썸녀, 썸타다 등으로 표현되는 인터넷 신조어. 썸씽(Something)의 약자. 사귀는 것과 호감의 중간.‘사랑과 우정 사이’, ‘친구 이상 연인 미만’의 관계. 여자와 남자가 사귀기 전 서로 알아가는 시기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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