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땅의 목소리를 들어라
2014-06-05
글 : 김성훈
사진 : 조원진 (스틸작가)
캐릭터로 미리 보는 <군도: 민란의 시대> 윤종빈 감독과 배우들이 직접 말하다

“우리는 모두 이 땅의 하늘 아래 한 형제요, 한 자매다. 그러나 세상은 어느덧 힘 있는 자가 약한 자를 핍박하고 가진 자가 가지지 못한 자를 착취하니 우리는 그러한 세상을 바로잡으려고 한다.”

군도의 우두머리 대호(이성민)의 대사대로 윤종빈 감독의 신작 <군도: 민란의 시대>(7월23일 개봉 예정)는 부당한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민란을 일으키는 의적들을 주인공 삼은 액션 활극이다. 때는 조선 철종. 거듭된 흉년, 조정과 관아 그리고 탐관오리들의 가렴주구 때문에 경제적 도탄에 빠진 백성들은 고통스러워한다. 지리산을 무대로 활동하며 힘없는 백성의 편에 선 군도는 과연 비뚤린 세상을 바로 세울 수 있을까. <군도: 민란의 시대>는 하정우와 강동원의 대립각만으로도 촬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대형 사극이다. 조진웅, 마동석, 김성균 등 윤종빈 감독의 전작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1)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은 물론이고 이경영, 이성민, 정만식, 윤지혜, 김재영 등 새로운 얼굴들까지 가세한 터라 더욱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윤종빈 감독과 배우들로부터 전해 들은 짤막한 군도 창세기로 일단 시급한 허기부터 메우시길.

쌍권총 액션처럼 보이게!

도치 역 하정우

전광석화. 도치가 두손으로 놀리던 쌍칼을 휙 날리면 눈 깜짝할 사이에 대나무밭이 휑뎅그렁해질 것이다. 도치는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것 같은 몰인정한 사내 같지만 실은 “유아적이고 귀엽고 만화적인 캐릭터”라고 윤종빈 감독은 말한다. 시나리오를 읽은 하정우가 윤종빈 감독에게 가장 먼저 한 질문도 “도치의 정신연령이 도대체 몇살이냐”는 것이었다. “14살. 많아야 16살. 그래서 하 배우에게 정신연령이 낮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를 많이 챙겨보라고 부탁했다.” (윤종빈 감독)

군도의 에이스, 도치의 원래 이름은 돌무치였다. 소, 돼지를 잡아 근근이 살아가던 천한 백정인 그는 끔찍한 일을 당한 뒤 지리산 도적떼에 가담한다. 덥수룩했던 머리카락도 밀어버리고, 이름까지 바꾼 뒤 그는 복수의 길에 나선다. 윤종빈 감독은 “그때 정신연령이 18살로 성장한다. 아직 자세하게 얘기할 순 없지만 도치는 특정 공간을 따라가는 인물이다. 그게 재미있을 거”라고 덧붙인다. 촬영 전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윤종빈 감독은 도치, 조윤 두 주인공의 액션 컨셉에 대해 말한 바 있다. 서부극으로 비유하자면 도치는 쌍권총을, 조윤이 장총을 들고 대결한다. 무협영화의 구도로 바꿔 말하면, 도치가 성룡스러운 액션을, 조윤이 이연걸스러운 액션을 선보이게 될 것이다. “정두홍 무술감독과 나눈 도치의 액션 컨셉은 하나다. 무협영화이긴 하나 사람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 같은 말도 안 되는 건 하지 말자고 했다”라는 게 윤 감독의 말이다.

윤종빈 감독이 말하는 관전 포인트
“하정우와 함께 도치에 대한 대화를 나눈 건 촬영 시작한 뒤 2, 3회차 정도뿐이었다. 그 이후부터는 긴 얘기가 필요 없을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다.”

그림이 따로 없네

조윤 역 강동원

“아름다운 악역.” 윤종빈 감독의 말처럼, 이렇게 잘생긴 악당을 이제껏 본 적이 있었던가. 강동원이 아니었다면 ‘아름다운 악역’이 성립하기란 불가능했을 것이다. 강동원이 연기한 나주의 대부호 조윤은 백성의 주적이자 도치(하정우)의 대척점에 선 인물이다. 관아와 결탁해 백성들이 숨겨둔 쌀 한톨까지 탈탈 털어가는 조윤은 “땅귀신”이라고도 불린다. 악당이지만 눈에 힘만 주는 남자는 아니다. 그는 19살에 조선 최고의 무관이 될 실력을 갖췄지만 나주의 대부호이자 전라관찰사인 조 대감의 서자로 태어난 까닭에 정작 아버지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했다.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 중 내면이 가장 복합적이다. 그래서 눈에 웃음기나 장난기를 넣자고 주문했다.”(윤종빈 감독)

윤종빈 감독이 무술감독들로부터 “대한민국에서 가장 칼을 잘 쓰는 배우”라는 이유로 강동원을 조윤 역에 추천받았다는 일화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우아한 몸동작을 살리기 위해 보통 길이보다 훨씬 긴 칼을 특수 제작하기도 했다. 덕분에 강동원이 장검(長劍)을 휘두르는 장면을 원 없이 볼 수 있게 됐다. “최대한 길게 찍었다. (웃음) 촬영 시작 6개월 전부터 서울액션스쿨에서 장검을 연습한 데다가 무용까지 배운 경험이 있어 신체의 선이 굉장히 부드럽더라. 칼을 휘두를 때 도포 자락이 너풀거리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그걸 살리려고 노력했다.” (윤종빈 감독)

윤종빈 감독이 말하는 관전 포인트
“강동원은 평소 악역을 경험하지 못해 촬영 내내 즐거워했다. 악역 강동원은 관객에게도 신선하게 다가갈 것 같다.”

사랑을 아는 사나이

천보 역 마동석

파죽지세, 추풍낙엽이다. 천보가 웃통 풀어헤치고 “으흐흐” 한번 웃기만 하면 관군들이 모조리 나가떨어진다. “천하장사. 한국의 헤라클레스랄까.” 마동석의 말대로 천보는 엄청난 괴력의 소유자다. “그냥 힘이 센 게 아니다. 영화를 보면 깜짝 놀랄 만한 장면이 몇 있다.” 백성의 고혈을 짜낸 양반집을 골라서는 풍비박산내기라고 하는 걸까. 천보가 항상 들고 다니는 무기는 쇠구슬이다. 사진에선 감추어져 보이지 않지만, 그는 쇠구슬로 적을 줄줄이 제압한다. “저 줄을 손에 칭칭 감아서 쇠구슬을 휘두른다. 쇠구슬을 이용한 액션도 있지만 맨몸으로 관군과 싸우기도 한다.” 쇠구슬만큼이나 무시무시한 주먹도 가진 천보다.

윤종빈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마동석을 염두에 뒀다. <비스티 보이즈>(2007),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등의 전작에서도 함께한 만큼 서로가 원하는 것을 잘 아는 사이다. “(마)동석이 형 외모는 영락없는 천보 같지만 실제로는 섬세하고 의외로 또 소심하다. (웃음)”라고 윤 감독은 말한다. 극중 천보 역시 우락부락한 외모와 달리 순애보를 지닌 남자다. “영화에서 유일하게 멜로 라인이 있는 캐릭터다. 상대가 누구냐고? 영화를 보면 안다. (웃음)” (윤종빈 감독)

윤종빈 감독이 말하는 관전 포인트
“만화적인 캐릭터인데, 마동석이라는 배우가 연기했기에 만화적으로 안 보인다.”

목숨 걸고 말타기

대호 역 이성민

하늘 아래 남녀노소 모두 평등하다. 모든 형제와 자매는 예로 대한다. <군도>의 예고편에도 나오는 이 말은 노사장(老師丈) 대호가 끊임없이 설파하는 지론이다. ‘노사장’은 도적의 우두머리를 뜻하는 말이다. 시나리오를 통해 만난 대호는 이성민에게 “단순과격한 산적 두목이 아니”었다. 이성민은 “관직에 있었던 몸이다. 건전하지 못한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지리산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대호를 설명한다. 땡추와 함께 군도의 평등한 질서를 관장하는 대호는 탐관오리 토벌 작전의 전술을 짜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성민은 연기 경력이 오래됐지만 액션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난생처음 말 타는 법을 배웠고, 서울액션스쿨에 들어가 정두홍 무술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액션 합도 익혔다. 대호가 즐겨 쓰는 무기는 기다란 창이다. 창은 대호의 키보다 더 길다. 이성민은 “다루기 위험해 연습을 많이 했다. 정두홍 무술감독의 주문? 평소 목소리가 곱다며 창을 투박하게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이성민) 얼마나 연습을 많이 했는지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살이 빠졌다. 윤종빈 감독은 “촬영 전 이미 살이 엄청 빠진 채 현장에 오셨다”고 이성민의 각고의 노력에 혀를 내둘렀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이성민은 액션영화를 찍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 듯했다. “목숨을 걸고 말을 탔다. 어마어마하게 빠르더라. TV에서 말 타는 장면이 나오면 가끔 현장 생각이 나고 그런다.”

윤종빈 감독이 말하는 관전 포인트
“긴 창을 휘두를 때 이제껏 보지 못한 이성민의 카리스마가 나올 것이다.”

눈으로 말해요

땡추 역 이경영

땡추라니. 이름만으로는 사납기 그지없는 막돼먹은 승려가 퍼뜩 떠오른다. 하지만 <군도>의 땡추는 법력이 높고, 사주명리학에도 밝은 수도승으로, 대호(이성민)와 함께 무리를 이끄는 정신적 지주다. “대호가 구단주라면 땡추는 단장이라고 보면 된다.” 프로야구를 좋아하는 윤종빈 감독의 설명이다. 땡추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군도에 힘이 될 만한 사람을 발굴해 지리산으로 데려오는 스카우터 역할도 맡고 있다. 승복을 입은 땡추는 군도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된 관군의 포위망을 뚫고서 자유롭게 이동한다.

수도의 길을 걷는다고 해서 땡추가 세상의 온갖 번뇌에서 초탈한 인물은 아니다. 윤종빈 감독은 “군도를 이끄는 인물이기에 나약하진 않다. 하지만 내면적으로 아주 굳건한 인물도 아니”라고 말한다. 윤 감독과 이경영이 호흡을 맞춘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종빈 감독이 땡추 역으로 이경영을 낙점한 건 “그의 맑고 고운 눈”에 빠져서였다. “이경영 선배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반쯤 젖어 있다. 굉장히 맑다. 땡추가 백성에 대한 연민을 드러낼 때 어울리는 눈이다.”(윤종빈 감독) 군도의 정신적 지주답게 이경영은 “현장에서도 후배 배우들과 제작진을 잘 챙겼다”는 후문. 이성민은 “내성적인 성격인 나는 분위기를 잘 주도하지 못했고 (이)경영이 형과 (하)정우가 현장을 잘 이끌었다”라고 털어놓았다.

윤종빈 감독이 말하는 관전 포인트
“군도의 정신적 지주로서 대호와 함께 등장하는 신이 많다. 하지만 전략을 짤 때는 태기와 함께 궁리하기도 한다.”

말로 흥한 자

태기 역 조진웅

이만한 청산유수를 본 적 없다. 그의 언변을 따를 자 없다. 관료 사칭은 식은 죽 먹기다. 양반 출신이라 어릴 때부터 갈고닦은 글솜씨 덕분에 공문서를 위조하는 건 일도 아니다. 그뿐이랴.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한땀, 한땀 칼로 새겨가며 가짜 관인을 뚝딱 만들어낸다. 태기는 군도의 브레인이요, 전략가다. “연기하는 사람이라고 보면 된다. 이 인물, 저 인물 왔다갔다하면서 상대의 혼을 쏙 빼놓는 사람.” (윤종빈 감독) 땡추와 함께 군도의 위장 작전에 없어서는 안 될 인재다.

윤종빈 감독이 태기를 만들 때 참고했던 인물은 다름 아닌 조진웅이다. “평소에도 워낙 화술이 좋다. 그간 그가 연기했던 캐릭터의 다양한 모습들을 섞어 만든 게 태기다.” 어떤 영화 속 어떤 캐릭터를 참고했는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조진웅이 각기 다른 탐관오리를 사칭할 때마다 어떤 캐릭터와 닮았는지 맞히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윤종빈 감독이 말하는 관전 포인트
“실제 조진웅의 성격을 토대로 만들었다.”

어디에나 있는 그런 남자

양 집사 역 정만식

탐관오리의 가렴주구 때문에 백성은 쌀 한톨 목에 넘기기가 어려운 세상. 한데, 화로에 고기를 굽고 있는 저 팔자 좋은 남자는 누구인가. “내가 먹으려는 고기가 아니다. 주인 입에 넣어주기 위해 고기를 굽고 있는 상황이다.”(정만식) 정만식이 연기하는 양 집사는 조윤의 몸종이다. 천민인 노비 출신이지만 탐관오리의 핍박에 그다지 분노하는 인물이 아니다. 도리어 양반과 ‘상놈’으로 구분되어 있는 질서에 뼛속 깊이 편승해서 살아가는 인간이다. 주인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양집사는 조윤이 벌이는 악행을 전부 도맡아한다. 정만식은 “너무 나쁘게 안 봐줬으면 좋겠다. 살아남기 위해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이다. 어딜 가나 양 집사 같은 인물이 있지 않나. 나쁜 놈은 조윤이다. (웃음)”라고 양 집사를 두둔한다.

“조윤의 과거를 드러내주는 인물”이라는 윤종빈 감독의 설명대로 양 집사는 조윤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는 캐릭터다. “조윤을 가장 잘 이해하면서도 그가 얼마나 위험한 인물인지도 잘 안다”라는 게 정만식의 얘기. 정만식은 양 집사를 준비하기 위해 온몸을 검게 태웠다. “분장을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아예 태워버렸다. 피부가 새하얀 조윤과 대비되어 보일 것 같다.” <남자가 사랑할 때> 촬영과 겹쳐 빡빡한 스케줄의 촬영이었지만, 정만식은 “마동석, 조진웅, 김성균 등 워낙 잘 알고 지내던 동료들과 함께할 수 있어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한다.

윤종빈 감독이 말하는 관전 포인트
“조윤의 역사를 알고 싶다면 양 집사를 보면 된다.”

민초의 존재감

장씨 역 김성균

이름이 없다. ‘장씨’라고 성으로만 불린다. 흉년이 계속되고, 오리(汚吏)들의 횡포가 극심해지면서 굶어 죽을 지경에 이른 나주 백성 중 한명이다. 시나리오를 쓸 때 윤종빈 감독은 장씨를 일반 백성을 대변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정했다.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가진 군도의 캐릭터에 비하면 지극히 평범한 인물. 그래서 원래는 유명하지 않은 배우에게 맡길 생각이었다. 하지만 감독의 전작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로 이름을 알린 김성균이 영화에 참여하겠다고 찾아왔다. “무슨 역할이든지 달라고 했다. 남은 역할이 장씨 하나뿐이었다.”(윤종빈 감독)

특별히 강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주 유약하지도 않은 백성 장씨는 김성균의 손을 거치면서 존재감을 얻었다. 가진 자들의 핍박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장씨와 민초들은 극도의 빈곤 앞에서 분노를 한꺼번에 폭발시킨다. 윤 감독은 “결과적으로 김성균을 캐스팅하길 잘한 것 같다. 자꾸 눈길이 간다”고 만족해했다.

윤종빈 감독이 말하는 관전 포인트
“영화의 메시지와 가장 잘 어울리는 캐릭터.”

완벽 이상의 칼놀림

금산 역 김재영

금산은 말 못하는 벙어리다. 하지만 상대가 하는 말을 완전히 못 알아듣는 건 아니다. 후천적으로 귀가 나빠지면서 말을 하지 못하게 됐기에 군도의 작전을 수행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는 인물이다. 말 못하고 귀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군도 안에서 특별 대우도 없다. 금산을 연기한 김재영은 “영화 속에서 군도의 다른 동료들은 금산을 자신들과 조금 다를 뿐 똑같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대해준다”라고 말한다.

금산은 군도에서 나고 자란 사내가 아니다. 남사당패에서 줄을 타다가 땡추의 눈에 들어 군도에 합류했다. 남사당패 출신답게 군도에서 가장 날렵하다. 적진에 침투할 때 색동 두루마기를 입은 채 적을 교란시키는 선봉대 역할을 한다. 정두홍 무술감독은 재빠른 그를 위한 무기로 짧은 칼을 손에 쥐어줬다. 촬영 전 김재영은 칼 쓰는 법과 줄 타는 법을 배워야 했다. “서울액션스쿨에서 3개월 동안 소도(小刀) 쓰는 법을 연습했다. 촬영 시작 한달 전부터는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향토문화원에 가서 줄 타는 법을 배웠다. 원숭이처럼 발바닥으로 줄을 잡아야 하는데 정말 아팠다”고 말했다. 어떤 캐릭터보다 촬영 전 준비할 게 많았기에 열심히 했던 기억밖에 없다. “특히 대사보다 몸으로 연기하는 장면이 많았다는 점에서 흔치 않은 경험이었다. (웃음)”

윤종빈 감독이 말하는 관전 포인트
“곡예에 가까운 액션. 눈이 즐거울 것이다.”

여전사는 액션으로 말한다

마향 역 윤지혜

군도에서 유일한 여자. 하지만 여자라고 얕봐서는 혼쭐난다. 맨손으로 장정 한두명은 가볍게 쓰러뜨릴 수 있다. 십리 밖에서도 목표물을 명중할 수 있는 활솜씨는 예사롭지 않다. “섹시한 여전사”라는 윤종빈 감독의 표현대로 마향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강인한 여성이다. 윤지혜는 “천민 출신이라 무식한 면도 있고 우악스러운 면도 없지 않다. 반면, 군도의 꼬마와 아기를 모두 돌볼 정도로 모성애가 강하고 부드러운 모습도 있다”라고 자신이 맡은 캐릭터 마향을 설명했다.

윤지혜는 액션 연기를 처음 경험했다. 정두홍 무술감독이 그에게 요구한 건 하나다. “탐관오리를 정말 죽여버리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하는 것”이었다. 윤지혜는 “액션이 너무 힘들어 나중에는 정두홍 무술감독님을 죽여버리고 싶더라”라고 털어놓으며 웃었다. 모든 군도 캐릭터가 그렇듯이 그 역시 말 타는 법을 배워야 했다. “운이 나쁘게도 말이 땅바닥이 꺼진 곳에 발을 디디는 바람에 낙마한 적이 있다. 그 이후로 말을 타는 게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 힘들었겠다고? 그래도 지금은 즐거운 기억밖에 없다.” 군도의 안주인다운 씩씩한 대답이다.

윤종빈 감독이 말하는 관전 포인트
“활 솜씨도 볼만하지만 액션이 정말 날렵한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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