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19세기 아일랜드 여성들의 삶 <앨버트 놉스>
2014-06-04
글 : 김지미 (영화평론가)

앨버트 놉스(글렌 클로즈)는 고객의 취향을 기억해뒀다가 알레르기와 선호도까지 고려한 차별 있는 서비스로 귀족 고객들로부터 늘 찬사와 팁을 두둑하게 받는 중년의 웨이터이다. 까다로운 호텔 주인의 눈에도 어긋나는 법 없는 신사 앨버트는 사실 여자다. 불우한 어린 시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남장을 선택하게 된 그는 열네살부터 남성의 의복을 입고 살았다. 앨버트는 생존을 위해 남성의 삶을 선택한 생계형 복장도착자이며, 성적 취향이라는 호사스러운 고민을 할 틈도 없이 여성을 마음에 품게 된 동성애자이다. 그가 자기 마음속의 욕망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된 것은 페인트공으로 호텔에 일하러 온 허버트(재닛 맥티어) 때문이다. 한 여자와 혼인해서 가정을 꾸린 허버트 역시 여자였기 때문이다. 허버트 부부를 보면서 그는 호텔의 메이드인 헬렌(미아 바시코프스카)과의 달콤한 미래를 꿈꾸기 시작한다.

19세기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여성들에게 가혹했던 삶의 풍경을 그리고 있는 <앨버트 놉스>는 <그녀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것> <나인 라이브즈> 등을 통해 여성의 삶을 섬세한 시선으로 담아냈던 로드리고 가르시아 감독이 또다시 글렌 클로즈와 함께 손을 잡고 만든 영화다. 이스트반 자보 감독이 스토리를 제공한 이 작품은 주연을 맡은 글렌 클로즈가 제작과 각본에 이름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사실 앨버트 놉스도 그녀가 아니었다면 이토록 완벽하게 재현되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지나치게 고풍스러운 서사지만 묘한 서스펜스가 살아 있고, 연기파 배우들의 몸에 착 붙은 연기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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