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런던] 판타즈마고리아!
2014-06-17
글 : 손주연 (런던 통신원)
영화적 경험 더한 이벤트 ‘시크릿 시네마’ <백 투 더 퓨처> 상영
<백 투 더 퓨처>

지난 6월2일 비밀의 영화관 ‘시크릿 시네마’는 다음 상영작이 <백 투 더 퓨처>이며, 티켓 판매를 6월4일 오후 1시 지정된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6월 4일, 판매 사이트가 과도한 트래픽을 견디지 못해 오픈조차 못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결국 시크릿 시네마는 기존보다 큰 티켓 판매 사이트와 급하게 계약을 맺고, 티켓 판매를 다음날 같은 시각에 시작했다. 예상했던 대로 티켓은 판매가 시작된 지 채 1시간이 지나지 않아 대부분 매진됐다.

‘시크릿 시네마’는 2007년 12월 런던의 한 버려진 철도 터널에서 구스 반 산트 감독의 <파라노이드 파크>를 상영하면서 시작된 영화 이벤트로, 기존의 영화 관람에 ‘영화적 경험’을 더해 관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샘 우드 감독의 <오페라의 밤>은 대형 오페라하우스를 대관해 상영하고,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병원을 상영공간으로 변신시키는 식이다. 2008년 상영된 <쇼생크 탈출>의 경우, 교도소와 관련 있는 복장을 하고 모인 관객은 죄수복을 입은 영화 스탭의 손에 이끌려 감옥처럼 꾸며놓은 세트 안에서 영화관람을 하기도 했다. ‘시크릿 시네마’는 매년 2~4개 정도의 작품을 상영하는데, 상영작은 늘 비밀스럽고 갑작스럽게 공개되고, 티켓을 구입한 이들에게만 구체적인 상영 장소와 드레스 코드 등이 전달된다.

올해 7월24일부터 8월10일까지 매일 오후 6시부터 상영될 <백 투 더 퓨처>에 대해 CEO 파비엔 리그갈은 “현재 런던 어딘가에 가상의 도시 힐 벨리(Hill Valley)를 짓고 있으며, 도시의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라며 “이곳에 발을 딛게 될 관객은 영화 <백 투 더 퓨처> 속 힐 벨리의 주민이 되어 직접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해보는 등 영화 속 캐릭터들의 삶을 그대로 재연하는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힐 벨리가 런던의 어느 지역에서 건설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때문에 ‘시크릿 시네마’의 티켓을 거머쥔 행운아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은 현재 힐 벨리의 건설 위치에 대해 다양한 추측을 내놓으며,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될 이번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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