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지역 전문 사진사 레베카(줄리엣 비노쉬)는 모슬렘 여성의 자살폭탄 테러 장면을 취재하다가 큰 상처를 입게 된다. 그녀의 열정적인 모습을 사랑했던 남편도 이제는 그녀가 위험한 일을 그만두었으면 한다. 두딸은 엄마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안고 살아간다. 레베카는 자신의 일을 접으려 하지만 평화로운 난민캠프 촬영 의뢰가 들어오자 딸의 요청으로 함께 그곳을 방문하게 된다. 하지만 예상할 수 없었던 위험한 사건이 벌어지고, 그녀는 또다시 가족과 심각한 심리적 갈등을 겪게 된다.
<천번의 굿나잇>은 때때로 가족의 염려나 사건의 잔혹함을 벗어나 카메라를 잡는 사진작가의 윤리적 딜레마와 이기적 욕망을 소재로 했다. 줄리엣 비노쉬의 여전한 감성 연기와 영화가 제기하는 논쟁적 소재는 주목할 만하지만 이를 잘 조합해냈는지는 의심스럽다. 주인공 레베카는 엄마, 아내, 사진작가 사이에서 끊임없이 동요한다. 가족 멜로드라마인지 분쟁지역에서 목숨 건 임무를 하는 여성 사진작가의 감성에 초점을 맞춘 것인지는 끝내 모호하다. 일단 영화 제목은 두딸의 엄마이자 자상한 남편의 아내인 여성 레베카가 가정에 품은 정서를 드러낸다. 동시에 영화는 이슬람 분쟁지역에서 벌어지는 여성 자살폭탄테러 사건을 다룬다. 오프닝과 엔딩에서는 분쟁지역 전담 사진기자 여성의 감성에 주목하는 듯하지만, 영화 전개와 갈등의 대부분은 레베카가 가족들과 겪는 갈등과 공감을 다루고 있다. 그래선지 여성 자살폭탄테러라는 쟁점적 소재가 멜로드라마적 갈등을 강화하게 위해 전유되었다는 오해를 줄 여지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