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ash on]
[flash on] <할로윈>의 오마주로 동물 가면을!
2014-08-14
글 : 정한석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유아 넥스트> 감독 애덤 윈가드
사진제공 백두대간

<유아 넥스트>는 미국 공포 영화계의 재능 넘치는 신인으로 주목받는 애덤 윈가드의 작품이다. 한 가족의 파티장이 동물가면을 쓴 괴한들의 침입으로 피의 현장이 된다. 그러자 연약해 보이기만 하던 여주인공은 괴한들을 상대하는 여전사로 돌변한다. 공포와 유머를 능숙하게 섞어낼 줄 아는 이 신인 감독의 출현을 두고 미국의 평단은 존 카펜터, 웨스 크레이븐, 샘 레이미 등 걸출한 선배 감독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환호한 바 있는데, 애덤 윈가드 역시 많은 선배 감독들의 이름을 거명하며 자기 영화의 계보를 자랑스러워했다.

-<유아 넥스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영화인가.
=전작 <어 호러블 웨이 투 다이>의 편집 작업을 할 때였다.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우연히 웨스 크레이븐의 <스크림>을 보게 됐다. 그 순간 소름 끼치면서도 재미있는 그 영화의 설정과 미스터리를 내가 얼마나 좋아했었는지가 떠올랐다. 그즈음 프랑스 공포영화 <인사이드>와 <뎀>, 미국 공포영화 <노크: 낯선 자들의 방문>도 보았다. 그러면서 나로 하여금 공포를 느끼게 만드는 영화는 바로 이런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말하자면, 가택 침입 스릴러 장르다. 이 장르에 어떤 흥미를 느끼나.
=1800년대에 지어지고 뒤편에 남북전쟁 당시 전사자들의 묘지가 있는 집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나는 실제로 초자연적 현상을 겪었기 때문에 어릴 적 영혼이나 귀신 등 불가사의한 존재가 나오는 영화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관심은 바뀌기 마련이다. <어 호러블 웨이 투 다이>를 만들면서 실제 살인 사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 범죄가 평온한 집에서 일어나는 상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됐고, 가택 침입이야말로 내게 가장 무서운 것이라는 걸 알게 된 거다.

-배우 샤니 빈슨의 어떤 점이 살인마들과 대적하는 여주인공으로 적절하다고 보았나.
=이 영화의 여주인공은 터프함과 운동선수에 가까운 민첩성을 동시에 지녀야 한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옆집 소녀 같은 평범하고 친근한 이미지도 있어야 했다. 그런 역할에 자연스럽게 들어맞는 배우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했는데 샤니는 댄서 경력까지 있어서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살인마가 등장하는 공포영화에서 특히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살인마 자체가 아닌가? 특히 이 영화의 살인마들은 동물 가면을 쓰고 등장한다.
=오래전부터 나는 살인마들의 가면을 사랑해왔다. <스크림2>를 보러 갔을 때는 살인마가 2편에 어울리는 새 가면을 쓰고 나오지 않아 실망하기까지 했다. <유아 넥스트>는 감독 존 카펜터가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도움이 됐다. 그는 <스타트렉>의 커크 선장 마스크에 덧칠해서 <할로윈>의 연쇄살인마 마이클 마이어스의 가면을 만들었다고 했는데, 나는 그에 바치는 오마주로 동물 가면을 만든 것이다.

-여주인공이 살인마들을 물리칠 때 다양한 무기를 사용한다. 그 무기들의 설정은 어떻게 생각해낸 것인가.
=그건 전적으로 각본가의 아이디어다. 우리는 수없이 많은 슬래셔무비와 지알로무비(이탈리아 공포영화)를 보았다. 나는 루치오 풀치와 다리오 아르젠토의 인물들이 죽는 장면을 좋아하며 한편으론 시나리오 단계에서 도널드 캠멜의 <화이트 오브 디 아이>에 사로잡혀있기도 했다. <화이트 오브 디 아이>의 초반부에 등장하는 살해 장면의 촬영과 편집은 놀랄 정도로 훌륭해서 우리가 표현하려는 잔혹한 아름다움에 많은 영감을 주었다.

-차기작 <더 게스트>는 어떤 영화인가.
=또 한번 1980년대에 대한 향수가 가득한 작품이다. 80년대 캐논 영화사가 제작한 영화들의 분위기와 그 시절 고딕풍 전자음악을 함께 만날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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